삼성전기, 전기차용 2000V MLCC 개발

삼성전기가 개발한 전기차 배터리관리시스템용 고전압 MLCC [삼성전기 제공]

삼성전기가 전기차 고속충전을 지원하는 2000V(볼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새롭게 선보이며 고전압 MLCC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장용 MLCC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전기차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에 탑재되는 2000V MLCC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전자산업의 쌀’로도 불리는 MLCC는 전자제품의 회로에서 전류가 일정하고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PC, 가전제품에 탑재되는 핵심 부품이다. 최근 자동차의 전장화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자동차 산업의 쌀’로도 불리고 있다. 자동차의 동력전달·안전·자율주행·인포테인먼트 등을 위해 탑재되는 MLCC는 4000개에서 최대 2만개에 달한다.

앞서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는 올 1월 CES 2024 기자간담회에서 “MLCC와 카메라 모듈, 패키지 기판 등 핵심 기술을 활용해 전장과 로봇, AI·서버, 에너지 등 미래 산업 구조로 전환할 것”이라며 “미래 산업의 기술 실현은 부품·소재가 기반이 돼야 가능하고, 삼성전기에는 새로운 성장기회”라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기가 이번에 개발한 MLCC는 2000V를 보증하는 가로 3.2㎜·세로1.6㎜ 크기에 용량은 1nF(나노패럿)과 2.2nF 등 2종이다. 전기차 배터리 관리 시스템의 전압이 점차 높아지면서 이를 뒷받침할 고전압 MLCC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이번에 2000V MLCC 라인업을 새롭게 추가했다.

최근 전기차 업계는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내연기관 자동차의 엔진 역할을 하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의 용량을 늘리고 있다. 용량이 큰 배터리를 빠르게 충전하기 위해 사용전압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전기차는 주로 400V의 배터리 관리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최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와 순수전기차(BEV)를 중심으로 800V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800V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을 적용하면 기존 400V 대비 충전 시간과 차량 무게를 줄여주고, 설계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삼성전기는 앞으로 800V 고전압 전기차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안전마진 2배 이상의 2000V 고전압·고신뢰성 MLCC 탑재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모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고전압 MLCC 시장 규모는 2024년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에서 2029년 약 110억 달러(약 15조2000억원)으로, 연 평균 약 22% 성장이 예상된다.

전기차용 고전압 MLCC는 일반 IT용 MLCC(사용전압 6.3V)보다 전압 사용환경이 300배 이상 높다. 그만큼 고전압으로 인한 MLCC 내부 균열이나 방전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내구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삼성전기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LCC 내부에서 높은 전압을 안정적으로 분배할 수 있는 전압 분배 안전 설계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독자적인 원자재 개발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전체 미립화를 통해 MLCC 제품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최재열 삼성전기 컴포넌트사업부장 부사장은 “2000V 고전압 제품 개발을 통해 삼성전기의 자동차용 MLCC 기술력을 입증했다”며 “앞으로 전기차 트렌드 및 시장 수요에 맞춘 적기 개발로 전장용 MLCC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현일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