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8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경기도 과천시의 한 오피스텔 건물로 첫 출근하며 준비해 온 글을 읽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오는 24∼25일 이틀간 진행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16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인사청문회 실시 계획서를 야당 단독으로 채택했다.
여당 의원들은 회의에서 장관급 인사청문회를 처음부터 이틀간의 일정을 잡고서 실시한 것은 전례가 없다며, 이번에도 하루만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언론관과 직무능력을 철저하게 검증하기 위해서는 이틀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며 맞섰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인사청문회 '이틀 실시' 계획안을 거수투표에 부쳤고, 이 계획안은 찬성 13명, 반대 6명으로 가결됐다.
이어 이 후보자 청문회에 출석을 요구할 증인과 참고인 명단을 의결하는 과정에서는 여당 의원들은 "야당의 요구가 과도하다"고 반발하며 퇴장했다.
야당이 제출한 증인 명단에는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김재철 전 MBC 사장,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김홍일·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포함됐다.
야당은 또 과거 학력위조 논란에 휩싸였던 신정아 하얀코끼리 상임이사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 후보자는 2018년 4월부터 1년 9개월 간 비영리 국제구호단체인 하얀코끼리에서 고문으로 일한 바 있다.
야당은 참고인으로는 코미디언 노정렬·강성범·김제동, 영화감독 박찬욱·봉준호·류승완, 영화배우 문소리·정우성, 가수 설운도 안치환 등을 출석 요구했다. 이 후보자의 문화예술인 편 가르기 의혹을 묻겠다는 이유에서다.
여당 신청 인원까지 포함하면 증인은 27명, 참고인은 46명에 달한다.
여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야당이 미운 사람을 깡그리 모아서 증인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청문회 불출석의 죄로 고발하는 데 이용하려는 것"이라며 자당 의원들과 함께 퇴장했다.
이에 야당은 단독으로 증인·참고인 출석요구안을 의결했다.
한편 야당은 이상인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이 KBS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데 대해 거세게 비판했다.
민주당 황정아 의원은 "이사 선임 절차를 직무대행이 계속 진행하는 것 자체가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며 "직권남용으로, 이 직무대행이 범죄행위를 계속하면 고발 조치와 탄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회의에서는 국회 추천 방통위원의 결격 사유를 국회가 직접 확인하게 하고, 이를 거쳐 추천이 이뤄지면 대통령이 즉시 임명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의 방통위법 개정안이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됐다.
기획재정부가 과학기술자문회의의 심의 결과를 변경해 국가 R&D(연구·개발) 사업 예산을 재조정하는 경우 사유를 국회에 보고하고, 공청회와 국회 동의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의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은 전체 회의에 상정됐다.
인공지능 산업 육성 및 신뢰 확보에 관한 법률 제정안과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안도 전체회의에 상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