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강세·다우 사상 최고 ‘트럼프 트레이드’

“트럼프 거래(Trump trade)가 돌아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총기 피격이란 위기를 극복하며 재집권에 한발 더 다가선 것으로 평가 받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급부상에 따른 금융투자시장의 발빠른 움직임을 표현한 말이다.

‘어대트(어차피 대통령은 트럼프)’ 분위기를 타고 한동안 약세를 면치 못하던 가상자산이 반등세를 보였다. 증시에선 총기, 헬스케어 등 친(親)트럼프 섹터에 속한 종목이 급등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은 6만5099.29달러에 거래 중이다. 코인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6만5000달러 선을 넘은 것은 지난달 18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스스로는 ‘가상자산 대통령(crypto president)’이라 지칭하며 관련 산업에 친화적이란 평가를 받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유세 중 총격을 당한 이후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비트코인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생각했던 것과 달리 가격이 오르면서 대거 매입에 나선 것도 한 몫했다. 가상화폐 분석업체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 하락에 베팅했던 2억4000만달러 이상의 자금이 청산됐다.

2014년 파산한 일본 가상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발 비트코인 매물이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지만, 상승세가 계속되는 분위기다. 코인데스크는 “일부 분석가는 마운트곡스로 인한 매도 압력을 우려해 6만5000달러선 돌파가 쉽지 않을 것으로 봤지만,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의 지속적인 회복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는 23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본격 거래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총 2위 이더리움 가격은 같은 시각 3446.67달러를 기록했고, 3년 이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소송 중인 시총 7위 리플(XRP)은 소송 종료 기대감에 6.9% 급등?다. 이더리움과 리플 가격은 최근 1주 간 각각 12.95%, 33.89%씩 올랐다. 위험자산 대표 격인 증권 시장에서도 트럼프 영향력을 거세다. 16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85% 오른 4만954.48에 거래를 마치며 또 한번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다우지수 상승 폭은 지난해 6월 2일(2.1%) 이후 1년 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전장 대비 0.64% 오른 5667.20으로 4거래일 만에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이날 증시는 트럼프 수혜주가 견인한 모양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 중단 공약에 더해 낙관적인 실적 전망 제시까지 더해진 헬스케어 업체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주가는 이날만 6.5% 올랐다. 다우지수 종목 중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한 셈이다. 또 다른 건강보험회사 휴메나 주가도 이날 2.96% 올랐다.

통상 여름에 매출이 저조한 총기 관련 종목도 덕을 봤다. 대형 총기 제조 업체 중 유일하게 상장된 스미스앤드웨슨 주가는 전날 11.38% 오른 데 이어 이날도 0.03% 올랐다. 민영 교도소 운영사 지오(GEO) 그룹 주가도 전날 9.35% 상승에 더해 이날도 3.04% 추가 상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의 총기 규제를 풀고 교도소를 민영화하겠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의 모기업 트럼프미디어앤드테크놀로지그룹의 주가는 전일 31.37% 오르며 올해 상승률을 132.55%까지 높였었으나 이날은 9% 넘게 급락했다.

가상자산 관련주도 우상향 곡선에 동참했다. 코인베이스글로벌(3.56%), 마이크로스트레티지(3.29%), 마라톤디지털홀딩스(8.71%) 등이 전날 초강세에 이어 이틀 연속 올랐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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