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구더기가 들끓는 통닭을 판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부산의 한 분식집에서 구더기가 생긴 닭을 조리한 것으로 추정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관할 당국은 명확한 물증이 없다는 이유로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18일 부산 사하구에 따르면 구는 최근 통닭에서 구더기가 나왔다고 주장한 민원인으로부터 통닭 원물을 받아 생활환경 위생기업 '세스코'에 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통닭에서 발견된 구더기는 열이 가해져 단백질 변성이 일어난 상태였다. 단백질은 열을 가하면 변성이 일어나 구조가 달라지는데, 이를 고려했을 때 문제가 된 통닭은 튀기기 전에 이미 구더기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구는 이 분식집에서 통닭을 튀기고, 민원인이 해당 통닭을 구매해 집으로 향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다만 현장 조사 결과 구는 정황증거 외에 명확한 물증을 찾지 못했다. 업주 또한 "우리 가게 통닭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구는 결국 별다른 행정처분을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현장 조사에서 확인된 위생 불량에 대해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했다.
앞서 '구더기 통닭' 의혹은 지난달 23일 한 온라인 커뮤티니에 제보 글이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글쓴이는 "친구가 새벽에 24시간 영업하는 분식집에서 닭 한 마리를 튀겨서 집으로 가져왔는데, 먹으려고 다리를 뜯는 순간 하얀 무언가가 후두둑 떨어지면서 썩는 냄새가 진동했다"며 구더기로 가득찬 사진을 공개했다.
문제의 통닭을 직접 구매했다는 민원인은 같은 달 29일 해당 커뮤니티에 "제가 튀겨왔던 닭은 이미 튀겨 놓은 닭을 데워서 가는 것이었다"며 "다리 뜯고 너무 놀라 가게에 전화해서 따지니 미안하다며 계좌번호 부르라길래 그 말에 너무 북 받쳐서 이 사태까지 온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아닌 제 가족이나 다른 누군가가 이걸 먹거나 보게 된다면 아찔하다"며 "일부러 피해를 입히려고 그러지는 않았을 텐데 조금만 신경을 더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