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25만원 지원법’ 통과…행안차관 “안타깝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하는 가운데 신정훈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전 국민에게 25만∼35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민생위기 극복 특별조치법’(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이 통과된 데 대해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이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뜻을 밝혔다.

고기동 차관은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생위기 극복 특별조치법’이 의결되자 인사말에서 “이번 법률안은 정부의 재정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으며, 법률안대로 지원금을 지급하려면 국채 발행이 불가피해 나랏빚이 늘어나고 국민들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말했다.

고 차관은 “지급 여부 및 지급 효과와 관련해 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아 정부가 신중한 입장을 말씀드렸음에도 법안이 통과된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재정당국을 포함한 정부의 동의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남은 입법 과정에서 법률안이 합리적으로 충분히 논의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행안부는 앞선 전체 회의에서 이상민 장관이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과 관련해 “부정적으로 판단한다”고 발언하는 등 이번 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해왔다.

고 차관은 전체회의 논의 과정에서 “위헌성 논란과 국가·지방재정 부담의 문제가 있고, 정책적 효과를 확신하지 못할뿐더러 집행상의 문제도 있다.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제적인 효과에 대해서 “2020년 긴급재난지원금도 지급한 돈의 30% 정도만 소비로 이어졌을 것으로 보고, 나머지는 저축이나 (원래 사용하려던 곳에 소비하는) 대체 소비로 상쇄됐을 것”이라며 “돈을 쓴다면 어려운 분들에게 쓰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고 차관은 “(이 법은) 지급 대상, 지급액, 지급 수당에 대해 굉장히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며 “재정에 관한 정부의 권한과 재량을 상당히 배제 및 제한하고 있다고 생각해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민생위기극복 특별조치법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에 필요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하도록 하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원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금액은 지급 대상에 따라 25만∼35만원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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