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써도 이 모양”, 정말 출근하기 싫다…재택근무 이젠 안 해?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폭우를 뚫고 출근에 성공한 직장인 A씨. 바지에 신발까지 푹 젖었다.

그는 “달리는 차의 ‘물웅덩이 테러’까지, 우산이 소용 없더라”며 “종일 찝찝한 채로 일했는데, 벌써 내일 출근할 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재택근무가 대부분 사라지면서 직장인들이 전쟁 같은 ‘폭우 출근’을 각오하고 있다.

대부분 대기업이 재택근무를 종료한 것과 달리, 인원이 적은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상당수 재택근무제를 도입하고 있다. 폭우 등 천재지변에선 더 주목받는 재택근무제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당시에도 어김없이 수도권엔 물폭탄이 떨어졌다. 이에 삼성전자는 사내 게시판에 “무리하게 출근하지 마시고 자율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해달라”는 공지를 올렸다.

SK그룹 주요 계열사를 비롯, 상당수 대기업이 폭우에 따른 재택근무를 공지했었다. 당시만 해도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재택근무가 활성화됐던 시기다.

[123rf]

지금은 전혀 다르다. 대부분 대기업은 사실상 재택근무를 종료한 상태.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재택근무를 실시했던 IT, 통신, 게임업계 등도 대부분 재택근무제를 폐지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재택근무가 끝나니 직원들이 다들 내심 아쉬워했다”며 “재택근무를 이미 경험했던 탓에, 특히 이렇게 날씨가 혹독하면 더 재택근무가 아쉽다”고 토로했다.

대부분 재택근무를 종료한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여전히 재택근무제를 유지하는 곳이 적지 않다.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제도를 운영할 수 있고, 인재를 유치하는 차원에서라도 각종 복지제도를 강화하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코니 아기띠’로 유명한 스타트업, 코니바이에린은 여전히 100% 재택근무제를 유지하고 있다. 에듀테크 스타트업인 매쓰홀릭도 재택근무제를 이어가는 중이다. 2년 전부터 주4일제를 도입 중인 휴넷은 19일(금요일)이 아예 공식 휴무일이다.

푸드테크 스타트업의 B 대표는 “사무 공간이나 유지비 등 고정비용을 줄일 수 있는 측면에서 사실 재택근무가 회사에 나쁜 것만도 아니다”며 “요즘 젊은 직원은 특히 재택근무 여부에 더 민감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집중호우가 내린 18일 오전 경기도 평택역 일대가 침수돼 있다. [연합]

한편, 18일 서울 전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되면서 동부간선도로나 제2자유로 일부가 통제되는 등 출근길 대란이 벌어졌다. 기상청은 19일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150㎜의 비가 더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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