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면서 월가에서는 시장에 미칠 여파에 긴장하고 있다.

시장 안팎에선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 이후 이미 ‘트럼프 대세론’이 두드러진 상황에서 사실상 예고됐던 이번 사퇴가 증시 등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대선을 3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정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전문매체 배런스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발표에 대해 “이번 결정은 정확히 말해 깜짝 발표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배런스는 “지난달 부진했던 TV 토론,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여론조사 결과는 트럼프 우세를 보여왔다”며 뉴욕증시에서 이미 ‘트럼프 수혜주’가 뜨는 소위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이 반영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감세 및 인프라 투자 확대 정책 등으로 물가 상승세가 재개될 수 있다는 이른바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 전망도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먼저 반영된 상태다.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로는 카멀 해리스 부통령이 지명되는 게 불가피할 것이란 시각이 월가에서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 상태다.

미 금융회사 스티펄의 브라이언 가드너 수석 미국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시간과 대선자금 제약으로 인해 해리스 부통령 외에 다른 후보가 캠프를 조직해 모금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해리스는 바이든 캠프 인프라와 대선 자금을 그대로 이어 받을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세론 전망을 뒤엎고 오는 11월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큰 변화에 휩싸일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도 나온다.

투자은행 BTIG의 아이작 볼탄스키 정책연구 책임자는 마켓워치에 “해리스가 (대선 후보로 지명돼) 만약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바이든 행정부의 연속선상이 될 것”이라며 “바이든 대선 완주에 우려가 나온 것은 그의 건강과 역량 때문이었지 정책 때문이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선 대선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도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지난주 들어 반등세를 시작, 4월 23일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19일 기준)으로 오른 상태다.

지나 볼빈 볼빈 웰스매니지먼트그룹 대표는 배런스에 “바이든의 후보직 사퇴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며 “이는 시장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지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