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경찰청 감식반이 17일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경로당을 찾아 감식하고 있다. 지난 15일 복날 이곳 경로당에 다니는 41명이 함께 오리고기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난 뒤 60∼70대 4명이 중태에 빠졌다. 이들의 위세척액에서는 살충제 성분이 확인됐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경북 봉화군에서 발생한 복날 살충제 음독사건으로 쓰러진 할머니 5명 중 1명이 22일 건강 상태가 호전돼 일반병실로 옮겨진다. 이에 따라 오리고기를 먹고 커피를 마셨다는 이 사건의 원인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안동병원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은 할머니 A(78)씨가 이날 중 일반병실로 옮겨져 치료를 이어간다.
A씨는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사건이 발생한 지난 15일 여성경로당 회원들과 점심을 먹은 이후 경로당에서 냉커피를 마신 것 외에 별다른 음식을 먹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평소 경로당에 있던 냉커피를 마셔왔기 때문에 사건 당일 별다른 의심 없이 냉커피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할머니 B(65)씨, C(75)씨도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찾고 대화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병실로 이동하거나 전원 계획은 아직 없다.
다만, 심정지가 왔던 D(69) 할머니와 사건 발생 나흘째인 지난 18일 입원한 E(85) 할머니는 의식 저하 상태다.
경북경찰청 수사전담팀은 원한이 동기가 된 범죄 등 여러 가능성을 수사중이다.
사건 당사자들의 진술이 하나둘 확보됨에 따라 유의미한 증거 자료도 수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의자가 특정된 상황도 아니며 진술을 뒷받침할 증거 확보 등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경찰은 앞서 경로당 감식을 통해 A씨 등이 커피를 마실 때 사용했던 컵에서 살충제 성분을 확인했다.
지난 15일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여성경로당 회원 41명이 초복을 맞아 식당에서 보양식을 먹었다.
이후 경로당으로 이동해 커피를 마신 B·C·D씨 등 3명이 차례로 쓰러졌다.
함께 커피를 마셨던 A씨는 이튿날 쓰러졌고, 현재까지 커피를 마시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E씨는 사흘 후 호흡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이들은 안동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위세척액에서 동일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