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마시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 [연합]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음주운전을 한 직장 상사 대신 자신이 음주 운전을 했다고 거짓 자수한 4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4단독 강현호 판사는 범인도피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8)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2년 11월 진천군의 한 도로에서 직장 상사 B씨가 모는 차량을 함께 타고 가던 중 B씨가 음주 단속을 하는 경찰관을 발견하고 차에서 내려 도주하자 자신이 음주운전을 했다고 거짓말하고 음주 측정에 응했다.
B씨가 100m가량을 음주운전 한 사실을 알면서도 그의 도피를 도운 것이다.
음주 측정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 바람에 B씨는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음주량 등을 토대로 위드마크 공식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계산했지만, 재판부는 음주 속도, 체질, 몸속에 남아있는 음식량 등의 요소가 배제됐다며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강 판사는 “음주운전은 적시에 음주 측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처벌이 어려워진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장기간 사실관계를 바로잡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B씨에 대한 수사와 재판에 영향을 미쳤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위한 국가의 사법 기능을 저해한 것으로 엄히 처벌해야 마땅하다”며 “하지만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직장 상사가 갑자기 도망가자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