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태국 라용에 위치한 비야디(BYD)의 동남아 최초 전기차(EV) 공장 모습.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태국 정부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앞다퉈 태국에 생산 시설을 건립하면서 자국산 부품 사용 확대를 위한 대응에 나섰다.
23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산업부는 중국 자동차 업계에 태국 공장에서 조립하는 전기차 부품 최소 40%를 현지에서 조달할 것을 요청했다.
앞서 지난 17일 태국 공장을 완공한 중국 광저우자동차그룹(GAC)의 전기차 자회사 아이온(Aion)은 현지 부품을 40% 이상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태국 정부는 이를 기준으로 다른 중국 전기차 업체와도 태국산 부품 최소 40% 사용을 협의했다.
핌파트라 위차이꾼 산업부 장관은 “내연기관차 부품을 주로 생산하던 태국 업체들이 전기차 관련 기술로 초점을 옮기고 있지만 아직 지원이 필요하다”며 중국 업체들과 태국산 부품 사용 확대와 기술 이전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태국에 최대 100억밧(약 3820억원)을 투자할 예정인 중국 전기차 업체 창안은 현지 부품 사용 비중을 60%에서 시작해 90%까지 늘리기로 했다. 네타(Neta)는 태국 업체 16곳에서 부품을 조달해 현지산 비중을 60%로 조정하고 향후 85%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초 태국에 자사 첫 동남아 공장을 완공한 비야디(BYD)도 아이온과 같은 40%로 태국산 부품 비중을 맞추기로 했다.
태국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최대 자동차 생산국으로 그동안 주로 일본 브랜드 내연기관차를 조립해왔다.
그러나 정부의 전기차 육성 정책 등으로 태국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일본 내연기관차 점유율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스즈키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이 태국 생산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기로 했다. 관련 공장에서 일하던 태국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부품 업계도 타격을 입게 됐다.
일본 차의 침체와는 반대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태국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해 시장을 장악하고 현지 생산도 늘리고 있다.
다만 태국 산업계에서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등 자체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지금까지 중국 자동차 업계가 태국에 투자한 금액은 14억4000만달러(1조9921억원)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