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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싱가포르 기반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정산 지연 사태가 보름 넘게 이어지면서 입점 판매자는 물론 소비자들의 불안도 확산되고 있다. 정산 이슈를 우려하는 상당수 판매자들이 플랫폼에서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이미 판매한 상품을 회수하기도 해 피해도 커질 전망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교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은 전날 티몬과 위메프에서의 여행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해당 플랫폼에서의 정산이 미뤄지자 내린 판단이다.
현재 티몬과 위메프 애플리케이션(앱)과 웹사이트에서는 이들 여행사 상품이 노출되지 않는다.
이 가운데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티몬 및 위메프에 오는 25일까지 밀린 대금을 달라는 내용 증명을 보내 유사시 법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여행사들은 이미 판매가 완료돼 당장 이달 내 출발 일정이 잡힌 상품에 대해선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티몬이나 위메프에서 이미 결제가 완료된 8월 상품을 어떻게 운영할지를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랑풍선 등 일부 여행사는 당장 출발 일정이 임박한 8월 상품의 경우 티몬이나 위메프 측에 결제 대금 환불을 요청하고 대신 여행사에 대금을 입금하는 우회 방식을 고객에게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티몬이나 위메프에서 결제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부 업체가 결제 취소 절차를 막아놔 환불이 어려운 상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행 패키지 상품 외에 숙박이나 항공권 등 단일 상품도 미정산 여파로 판매자 상품 취소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휴가철을 맞아 티몬이나 위메프에서 여행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출발 일정이 임박한 시점에서 상품 이용이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정산 지연 사태가 장기화하자 티몬과 위메프에 입점해 있던 대형 유통사도 차례로 철수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9일 티몬과 위메프에서 발을 뺐고 TV·데이터 홈쇼핑 업체들도 상품을 이제 팔지 않는다.
거래 규모가 큰 대형 입점사부터 중소 상공인까지 플랫폼 탈출 도미노가 벌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 8일 위메프에서 시작된 정산 지연 사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 17일 판매자 공지를 통해 연이율 10%의 지연 이자 지급, 지연 금액의 10%포인트 지급 등 보상안과 함께 이달 말까지 정산을 마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판매자 개별 공지를 통해 약속된 정산 일정을 맞추지 못하는 일이 이어지면서 판매자들의 불안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티몬까지 정산 지연 사태를 겪고 있다.
티몬은 전날 판매자 공지를 통해 "(위메프 사태 이후) 일부 판매자의 판매 중단 등으로 당사 상품 거래에까지 영향을 줘 거래 규모가 일시 감소했다"며 "이 때문에 정산금 지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득이하게 정산금 지급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정상화하겠다"고 했다.
티몬 관계자는 "가장 먼저 정산 지연 사태를 빚은 위메프의 경우 일단 이달 분 정산이 거의 완료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티몬도 최대한 빨리 상황을 정상화하고자 모든 임직원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판매자 이탈을 최소화하고자 제3의 금융기관과 연계한 '에스크로' 방식의 정산 시스템을 다음 달 중 도입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기존에는 고객이 구매대금을 결제하면 각 플랫폼이 대금을 보관하고 있다가 판매자별 정산 일자에 맞춰 지급하던 방식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안전한 제3의 금융기관에 대금을 보관하고 고객이 구매를 확정하는 즉시 해당 기관에서 곧바로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빠른 정산시스템을 운영하겠다는 의미다.
에스크로 방식이 되면 티몬과 위메프는 상품 판매에 대한 플랫폼 사용 수수료만 직접 받는 구조로 바뀐다.
회사 측은 "상품 결제대금의 지급 안전성을 강화하고 빠른 정산을 지원하고자 시스템 도입을 결정했다"며 "이번 사태를 해결하고 고객의 신뢰를 높일 방안을 계속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