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오른쪽 첫번째) HD현대 부회장이 지난해 사내 어린이집에 자녀를 등원시키는 여성 직원과 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 [HD현대 제공]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올해 4월 그룹 내 팀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한 통의 메일을 보냈다. 메일에는 HD현대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사내 문화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해결책으로 ‘WHY’란 키워드를 제시했다. 업무를 수행할 때 끊임없이 ‘왜(WHY)’를 생각하면서 질문해야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사내 문화 개선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임직원들의 질문을 독려하는 캠페인을 직접 제안했을 뿐만 아니라 MZ세대를 겨냥한 차별화된 이벤트를 기획 및 참여하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올해 4월부터 ‘WHY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WHY 캠페인은 직원들이 업무 본질을 명확히 이해함과 동시에 모르는 점에 대해 주저 없이 질문할 수 있는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기획됐다. HD현대 관계자는 “일하는 방식의 개선을 통해 도전과 혁신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HD현대는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업무 현장에서 WHY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실천한 직원에 대해 소정의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WHY 캠페인 아이디어는 정 부회장이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가 내세우고 있는 4대 핵심가치(혁신, 도전, 존중, 안전)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직원들끼리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끊임없이 질문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정기선(가운데) HD현대 부회장이 지난해 연말에 진행된 사내 노래경연 대회에 참석한 모습 [HD현대 제공] |
정 부회장은 메일을 통해 “WHY 캠페인은 우리의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회사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구성원이 몰입해서 신나게 일하는 HD현대가 될 수 있도록 캠페인에 마음을 모아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부회장이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3월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CEO)들이 참석해 진행한 워크숍에서도 “리더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좋은 질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사내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시도하고 있다. 기존의 중공업 기업하면 떠오로는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젊은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 부회장은 MZ세대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은 물론 이전에 없었던 차별화된 행사를 기획해 참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연말에는 정례적으로 진행하는 종무식을 없애는 대신 사내 노래경연 대회를 열었다. 400여명이 참석한 행사에 정 부회장은 방청객석에서 직원들을 격려했다.
직원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 조성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HD현대 GRC(글로벌 R&D 센터)에 있는 사내 어린이집 ‘드림보트’는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된다. 상황에 따라 야근을 하는 임직원들을 배려해 늦은 시간까지 어린이집을 열어둔 것이다. 드림보트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방문할 정도로 저출산 해결책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