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남성, 경합주 출신”…해리스 러닝메이트 누가 될까 [세모금]

20240724050344_0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 논의에도 속도가 나고 있다. (왼쪽부터) 로이 쿠퍼 (67)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마크 켈리(60) 상원의원(애리조나), 조시 셔피로(51)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앤디 버시어(46) 켄터키 주지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사실상 예약하면서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를 정하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경합주 출신 백인 남성이 키워드로 떠오른 가운데 러닝메이트 선택을 통해 해리스 캠프의 선거 전략 구상이 드러날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CNN 방송은 로이 쿠퍼(67)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조시 셔피로(51)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마크 켈리(60) 애리조나주 상원의원 등이 부통령 후보 발탁을 위한 재정과 신상 정보 제출을 요구받았다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부통령 지명이 임박했다는 의미다.

AP통신은 이들 3명 외에 앤디 버시어(46) 켄터키 주지사도 유력한 인사로 꼽았다.

미 NBC뉴스는 쿠퍼 주지사,셔피로 주지사, 켈리 의원 외에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도 심사 자료를 요청받았다면서, 월가 큰손들은 쿠퍼·샤피로 주지사를 할리우드 큰손들은 켈리 의원을 밀고 있다고 전했다.

셔피로 주지사, 쿠퍼 주지사, 켈리 의원 등 3인은 그동안 거론돼온 약 10명의 후보군에 들어가 있던 인사들로, 모두 백인 남성이면서 7대 경합주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유색인종 여성으로,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를 지역적 기반으로 하는 해리스 부통령의 보완재 역할을 하며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J.D. 밴스 상원의원’’ 대통령-부통령 조합에 대응하려면 부통령 후보에는 경합주 출신의 백인 남성이 낙점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려온 상황이다.

이와 관련, 미 정치매체 더힐은 민주당 전략가들과 의원들이 아시아계 흑인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의 약점을 상쇄하며 균형추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러닝메이트를 골라야 한다면서 경합주 지역에서 부통령 후보를 찾을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 방송도 “역사적으로 부통령 후보는 대통령 후보를 보완할 수 있는 인물로 선택된다”며 “전략가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경합주에 있는 백인 남성을 선택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조시 셔피로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지사가 1월 5일 펜실베이니아주 블루벨에 도착한 모습. [AP]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민주당 대의원들은 셔피로 주지사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셔피로 주지사는 펜실베이니아주 법무부 장관 출신으로 지난 2022년 압도적인 표차로 경합주인 해당 지역에서 공화당원을 이기고 주지사로 당선됐다. 그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는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이 발생한 지역이기도 하다. 따라서 민주당 안팎에선 그가 격전지에서 해리스 부통령에게 도움이 될 잠재력 있는 정치인이라고 보고 있다.

셔피로 주지사는 지난해 발생한 필라델피아 교량 붕괴 사고에서 발 빠른 대처로 추가 피해를 줄였다는 평가도 받는다. 실제로 그는 사고 후 수리에 700만달러를 투자했고, 공화당이 우위인 주의회와 협력에 성공해 초당적 예산 합의를 끌어냈다.

셔피로 주지사가 유대인이라는 점도 미국 정가와 재계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유태계 지지를 끌어모을 동력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67)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집회에 참석하며 미소 짓고 있다. [로이터]

쿠퍼 주지사의 경우 주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 법무장관 등을 거쳐 지난 2016년과 2020년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로 두 번이나 당선됐다. 노스캐롤라이나도 경합지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민주당에겐 고무적인 이력이다.

그가 해리스 부통령과 올해 선거에 함께하면 민주당에게 약세였던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승기를 가져올 가능성이 생긴다고 더 힐은 분석했다.

다만 미 뉴욕타임스(NYT)는 “쿠퍼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로 선택돼 자리를 비우는 동안 강경 보수로 통하는 마크 로빈슨 부지사(공화당)가 주지사 대행을 하게 돼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웨스트 윙에서 마크 켈리 상원의원(60·애리조나)이 연설하는 모습. [AP]

켈리 의원은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와 해군 복무라는 경력이 돋보인다. 그는 부인 개비 기포즈 하원의원이 2011년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사건 때문에 이름이 알려졌다.

그가 부통령 후보가 된다면 교외에 거주하는 백인 여성 및 라틴계 유권자들의 표심을 끌고 올 수 있어 공화당 강세 지역인 애리조나에서 승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켈리 의원이 부통령 후보로 선택돼도 케이티 홉스 애리조나 주지사가 후임자를 민주당원으로 임명할 수 있다는 점도 이점이 된다고 CNN은 전했다.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가 지난해 12월 켄터키주 프랭크포트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40대인 버시어 주지사가 가장 유력하다는 전망도 있다. 그는 민주당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지사 중 한 명이며, 공화당 텃밭으로 통하는 켄터키 주지사 선거에서 두 번이나 승리했다. 켄터키가 본고장인 공화당 부통령 후보 밴스 의원으로 인한 표심 이탈을 막아줄 적임자로 꼽히는 이유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기도 한 버시어 주지사는 의료용 마리화나에 반대하는 공화당과 협력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교외 지역의 온건 성향 백인 유권자 표심을 확보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한편 민주당 전당대회는 다음 달 19~22일 시카고에서 열린다. 당 대선후보는 통상 전당대회에서 선출되지만, 민주당은 일부 주의 대선후보 등록 시한 문제로 전당대회에 앞서 온라인으로 대선 후보를 확정하는 절차를 먼저 진행키로 한 바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