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이 5호의 일러스트. [나사(NASA) 제공]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중국 연구진이 최초로 달 토양에서 물의 분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달에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발견으로, 달이 어떻게 진화했고 달의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제공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AFP 통신에 따르면 전날 중국과학원은 2020년 중국 달 무인탐사선 창어 5호가 싣고 온 달 토양 샘플에서 분자수(molecular water)가 풍부한 수화(hydrated) 광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러한 내용의 연구 논문을 지난 16일 국제 과학 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발표했다.
중국 연구진은 중국 우주 당국이 제공한 달 토양 샘플에서 1천개 이상의 광물 ‘쇄설암’(clast)을 분리했으며, 그중에는 ‘알려지지 않은 달 광물’(unknown lunar mineral·ULM-1)이라 명명한 물 분자를 함유한 판형의 투명한 결정체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물 함유 광물이 로켓 배기가스 등에 오염됐을 가능성은 배제했다.
연구진은 해당 샘플이 “물 분자가 달의 햇빛이 드는 지역에서 수화 소금 형태로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썼다.
창어 5호는 2020년 12월 달에 갔다가 2㎏에 달하는 달의 흙과 암석 표본을 갖고 지구로 귀환했다.
앞서 미국은 1960년대 아폴로호를 통해 달 탐사에 나섰지만 당시 확보한 달 토양 샘플에 대한 분석에서는 물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해 달에 물이 없다는 추정이 수십년간 이어졌다.
그러나 중국 연구진은 미세 분석 기술과 원격 감지 같은 기술의 발달로 달에 물이 없다는 개념은 도전받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앞서 미 항공우주국(NASA)은 2020년 적외선 탐지기를 통해 햇빛이 드는 달 남반구 표면에서 물(H2O) 분자 분광 신호가 분명하게 포착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 연구진은 창어 5호가 가져온 샘플은 앞서 아폴로호나 구소련 달 탐사선이 50년 전 채취한 샘플보다 훨씬 젊고 높은 고도에서 채취했기에 달 표면에서 물이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한 지구화학자는 중국 연구진이 이번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대해 더 많은 증거를 발견하기를 기대한다고 SCMP에 밝혔다.
그는 “이 수분 함량 광물이 달 샘플에 존재한다면 한 개 이상의 조각이 발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전통적인 우주 강국인 미국과 러시아를 따라잡고자 지난 10년간 우주 프로그램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
그 결과 2007년 무인 우주탐사선 창어 1호로 달 탐사를 시작해 세계 최초로 달 전면과 뒷면에 모두 착륙하는 데 성공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달 뒷면에서 토양과 암석 등 샘플을 채취하는 데도 성공했다.
중국은 2030년까지 달에 유인탐사선을 보내 달 표면에 기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