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일단 ‘화합’ 방점…새로운 당정관계 시험대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대통령실은 24일 한동훈 신임 국민의힘 대표 선출을 두고 “빠르게 당정 화합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전당대회가 끝난지 하루만에 신임 지도부와 만찬을 갖는데 의미를 부여하며 단일대오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한 대표 또한 “목표가 같다”며 ‘윤한 갈등설’을 불식시켰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 논란이나 ‘채상병 특검법’을 두고 대통령실과 미묘한 온도차를 드러내 불씨를 남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및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등 퇴임 지도부 전원과 만찬을 갖는다. 만찬에는 대통령실 실장들과 수석들도 모두 참석한다. 이에 앞서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한 대표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전당대회와 관련해 입장 표명을 삼가는 등 극도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한 대표에 대해 정치권에서 ‘절윤’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는 점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한 대표가 차기 당대표로 올라설 경우 불협화음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마저 이어졌다. 윤 대통령이 곧장 만찬을 잡은 것 또한 이 같은 우려를 재빨리 불식시키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만찬 자리를 마련한 건 화합 차원”이라며 “윤 대통령도 당을 강력하게 지원하겠다고 한 만큼 단합된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지”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일 전당대회에서 “우리는 한 배를 탄 운명공동체이고 우리는 하나”라며 “극단적 여소야대를 이겨내고 이 나라를 다시 도약시키려면 무엇보다 단결된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런 흐름을 고려할 때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갈등설’은 당분간 누그러들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이 정치의 발목을 잡는 원인으로 ‘여소야대’를 지목한 만큼 더 큰 목표를 향한 공감대가 깔려있어서다. 한 대표 역시 “목표가 같은 사람 사이에 이견이 있는 것이 갈등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야당이 추진한 탄핵청문회나 각종 특검법은 물론이고 입법 추진에서도 여야 간 갈등은 최고조로 올라와있는 상태다.

윤 대통령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노란봉투법’은 지난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야당 주도로 의결됐다. 대통령실은 노란봉투법에 대해 “법안 자체 내용이 한층 더 세진 것으로 안다”며 “22대 국회에서 여아 간 사회적 논의 없이 추진돼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 대표의 여당 내 장악력이 커질 경우 이 같은 평화가 언제든 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실로서는 대야 관계는 물론이고 대여 관계도 까다로워질 수 밖에 없다.

한 대표는 김 여사의 검찰조사에 대해 “수사 방식을 정하는 데 더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이 특혜 논란에 선을 그은 것과 온도차가 난다.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당내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토론해보겠다”며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실이 한 대표와 불편한 관계를 드러낼 경우, 한 대표는 차별화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지만 대통령실은 무력화의 길로 갈 수 있다”며 “야당을 상대하는 도구로서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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