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 개시…이더리움 보합·비트코인 하락

이더리움 이미지. [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거래를 개시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가상화폐 전문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 출시한 2개 상품(종목코드 ETH, ETHE) 등 총 9개 이더리움 현물 ETF가 동시에 상장돼 거래됐다.

현물 이더리움 ETF를 상장한 자산운용사는 그레이스케일을 비롯해 블랙록(ETHA), 프랭클린(EZET), 반에크(ETHV), 비트와이즈(ETHW), 21셰어즈(CETH), 피델리티(FETH), 인베스코 갤럭시(QETH) 등이다.

가상화폐로는 지난 1월 비트코인에 이어 6개월 만의 현물 ETF 상장이다.

앞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5월 23일 자산운용사들이 신청한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상장 심사를 승인한 데 이어 전날 상장 거래를 최종 승인했다.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 첫날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 급등락은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직후에는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다만 이더리움 가격이 보합권에서 거래되는 것과 달리 비트코인은 3% 안팎의 약세를 나타냈다.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5시 10분 기준(서부 오후 2시 10분) 이더리움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0.54% 오른 3489달러(약 483만원)에 거래됐다. 소폭 하락했다가 반등하는 등 일단 관망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현물 ETF 거래 개시로 이더리움의 실물 가격도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 1월 현물 ETF 승인 이후 두 달여 만에 약 60% 상승한 7만3800달러대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가상화폐 리서치 플랫폼 DYOR의 벤 컬랜드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ETF와 마찬가지로 이더리움 ETF로 자금이 유입돼 시장을 크게 움직일 만큼의 공급이 있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시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 하락한 6만5953달러를 나타냈다. 비트코인 가격은 6만5400달러대까지 하락하는 등 6만5000달러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 하락은 10년 전 파산한 일본의 가상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Mt. Gox)발 매물 출회 우려와 차익 실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아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마운트곡스가 보유하던 32억달러 상당의 비트코인 4만7500개가 다른 주소로 옮겨졌다.

마운트곡스는 이달 들어 고객들에게 비트코인을 반환하기 시작했는데, 시차를 두고 다시 고객들에게 비트코인을 반환한 것으로 보인다. 10년 만에 비트코인을 손에 쥔 고객들이 현금화에 나설 수 있다.

또 지난주 비트코인이 크게 상승하면서 차익을 노린 매물이 시장에 대거 나온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CNBC는 “지난주 비트코인이 22.8%, 이더리움이 12.7% 오르며 지난 3월 이후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며 “이에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 첫날 가격이 하락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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