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사건반장' 방송화면 캡처]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일면식도 없는 남성들이 밤마다 집을 찾아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여성의 전해졌다. 알고보니 피해 여성의 위층에 거주하는 여성이 아랫집 여성의 주소를 알려준 탓이었다.
지난 2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 생면부지의 남성들로부터 스토킹 피해를 입었다.
A씨는 지난 봄 자정이 넘었을 때 누군가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려고 하다가 실패하자 손잡이를 잡고 흔드는 소리에 공포를 느꼈다. 이후 그는 50만원을 들여 CCTV를 설치했고, 지난 5일 우연히 확인한 CCTV 영상에서 낯선 남성이 현관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A씨는 불안한 마음에 과거 영상을 확인했다가 남성들이 여러 차례 집 앞에 찾아왔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CCTV에는 한 남성이 눈을 감은 채 현관문에 귀를 대고 있거나 집 앞에 놓인 택배 상자를 뒤적이며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한 남성이 문 앞에 음료수를 두고 가면 2시간 후에 위층 여성이 내려와 챙겨 올라가는 모습도 찍혔다.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윗집에 거주하는 여성 B씨가 원인이었음을 알게 됐다.
경찰이 A씨 집 근처에서 잠복하고 있다가 다시 찾아온 남성을 붙잡았는데, 이 남성은 "내가 찾는 여성은 저 여성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한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위층 여성을 찾아온 것이었다.
A씨는 "(윗집 여성에게) 왜 이렇게 남자가 우리 집을 찾아왔냐 했더니 자기가 만나는 남자인데 집착이 심해서 제가 사는 집을 가르쳐줬다고 하더라"라고 주장했다. 이후 B씨는 A씨에게 사건 취하를 부탁하며 사과의 의미로 30만원을 건넸다고 한다.
그러나 참다 못한 A씨가 B씨에게 이사를 요구하자 "내가 왜 이사가냐"며 거절했고, A씨가 직접 이사하겠으니 이사 비용을 보태달라고 하자 되레 "30만원 받은 걸로 알고 있는데, 상습범이네"라고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B씨는 "그 남자한테 엉뚱한 집 주소 알려준 적 없다"며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