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마저 양극화…티켓값, 3년 만에 1만원 아래로 ‘털썩’

23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필사의 추격'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윤경호(왼쪽부터), 김재훈 감독, 박성웅, 곽시양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영화관 입장권의 평균 가격이 3년 만에 1만원 아래로 내려갔다.

영화진흥위원회가 23일 발표한 올해 상반기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평균 영화 관람 요금은 9698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 상반기 기준 1만원 아래였던 영화 티켓 평균 가격은 2022년 상반기 1만77원으로 사상 최초로 1만원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상반기는 1만410원으로 올랐지만, 3년 만에 1만원 미만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는 아이맥스와 스크린X 등 티켓 가격이 높은 특수 상영관 매출액 급감으로 인한 결과다. 올해 상반기 특수 상영관 매출액은 381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51.8% 감소했다.

영진위는 특수 상영관을 중심으로 흥행몰이를 해왔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부진 탓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상반기 개봉한 외국 영화 중 누적 관객 수 300만명을 넘은 것은 '웡카'와 '인사이드 아웃 2' 두 편이 유일하다. 지난해 할리우드 파업 사태로 블록버스터 개봉이 줄줄이 미뤄진 것도 영향을 줬다.

올해 상반기 국내 극장의 전체 매출액은 610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0.4% 늘었다. 관객 수는 6293만명으로 7.8% 증가했다.

영화 '범죄도시4'가 상영된 한 영화관. [연합]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2017∼2019년 상반기 평균치를 기준으로 하면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72.7% 수준, 관객 수는 62.3% 회복됐다. 팬데믹의 충격에서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천만 영화가 된 '파묘'와 '범죄도시 4'에 힘입어 한국 영화의 성적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한국 영화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3583억원으로 팬데믹 전의 91.2% 수준까지 올라왔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68.8% 급증한 것이다. 전체 매출액 중 한국 영화의 점유율도 58.7%로 외국 영화보다 높다.

그러나 흥행에 있어서 극심한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 '파묘'와 '범죄도시 4'를 빼면 올해 상반기 한국 영화 개봉작 중 매출액 200억원과 관객 수 200만명을 넘은 작품이 한 편도 없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보면 올해 상반기 경기도 관객 수가 1629만명으로 서울(1611만명)보다 많았다. 극장 관객 수 집계를 시작한 2013년 이후 경기도가 서울을 앞선 것은 처음 있는 사례다.

올해 상반기 배급사별 매출액은 '파묘'와 '시민덕희' 등을 배급한 쇼박스가 1330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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