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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 모습 [위메프 제공] |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위메프와 티몬의 정산 지연 사태가 ‘제2의 머지사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판매자에 대한 대금 정산 외에도 소비자 환불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항의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여행상품뿐만 아니라 상당수 소비재 판매까지 중단됐다.
머지포인트는 ‘무제한 20% 할인’을 내세우며 상품권을 산 소비자에게 액면가보다 더 큰 머니를 충전하면서 지난 2021년 이슈로 떠올랐다. 하지만 같은 해 8월 전자금융업 등록을 요청했다는 이유로 당국이 머지머니 판매를 중단한 이후 현금 부족으로 대규모 환불 중단 사태로 이어졌다. 피해자들은 결국 집단 손해배상 소송에 들어갔다.
큐텐 계열사 중에서 정산과 환불 지연 사태가 이어지는 곳은 위메프와 티몬뿐이다. AK몰과 인터파크커머스는 정상 운영되고 있다. 위메프·티몬에 입점한 판매자들은 미수금 정산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일부 로펌은 파산에 대비해 집단 소송 참여를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제 대란은 진행형이다. 현재 티몬과 위메프에서는 카드 결제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티몬 캐시의 페이코 포인트 전환과 해피머니와의 거래, 포인트 전환도 전날 중단됐다. 위메프와 티몬에서 항공권, 숙박권, 렌터카, 각종 티켓, 여행패키지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취소 안내 또는 재결제를 요구받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환불 신청을 하고, 입금을 기다린다는 소비자의 게시물이 이어지고 있다. 하나투어와 노랑풍선 등 여행사들은 위메프와 티몬에 정산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이들은 예약자들에게 재결제를 요청하는 전화를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판매자 기준 피해자와 피해 규모는 추산되지 않고 있다. 큐텐그룹 관계자는 “미지급된 정산대금이 얼마인지, 판매자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는 파악하기 어렵다”며 “소액 판매자에 대한 정산은 계속 진행 중이며 일부에는 대금 정산을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위메프와 티몬 등 큐텐그룹 계열사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파트너사는 모두 6만곳이다. 이들 3개사의 연간 거래액은 2022년 기준 6조9000억원에 이른다. 데이터분석업체는 지난달 기준 위메프와 티몬 결제액을 각각 3082억원과 8398억원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