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이 25일 본회의를 앞두고 국회 로텐더홀에서 야당의 '방송4법' 강행 처리 시도를 규탄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민의힘은 25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주도로 ‘채해병 특검법’ 재표결 및 ‘방송 4법’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것에 반발했다.
여야 협상 실무를 맡는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 개의 직후 의사진행 발언에서 “본회의를 민주당이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안건은 더더욱 그렇다”며 “22대 국회 개원 후 5번의 본회의 동안 여야 합의로 처리된 법안은 단 1건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민의힘은 어처구니 없는 본회의에 참석할 동기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국민에게 이번 국회가 이 법안들이 어떻게 잘못됐는지 알려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호소했다.
배 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은 국회를 망가뜨리고 있다. 국회의 입법기관을 착취하고 있다”며 “22대 국회 개원한 지 50일 남짓한데 청문회에 증인과 참고인을 250명 넘게 채택해 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은 국회 선진화법마저 무력화 하고 있다”며 “안건조정위원회는 90일 간 쟁점법안을 숙의하라는 과정인데 환경노동위에서는 ‘노란봉투법’, 아니 ‘불법파업조장법’을 단 2시간 반 만에 통과시키는 등 꼼수가 일상”이라고 지적했다.
정청래 의원이 위원장인 법제사법위에 대해서는 “동물의 왕국을 방불케 한다. 위원장과 민주당은 증인에게 토달지 말고 사과해라 10분 간 퇴장하라며 갑질을 일삼았다”며 “동료 위원의 발언을 끊고 노려본다고 퇴장시키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배 수석부대표는 채해병 특검법 재표결 상정과 관련해서도 “이렇게 상정할 거면 지난 대정부질문을 망치기까지 하면서 서둘렀는가”라며 “왜 국회 개원식조차 못열게 6월 국회를 망신창이로 만드셨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국회의장은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우리 당의 분열을 소망하는 오늘의 얄팍한 전락에 국민의힘은 표결 결과로 당당히 답하겠다”고 말했다.
방송4법에 대해서는 “방송장악 4법”이라며 “부조리하다”고 말했다. 이날 상정된 방송4법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 개정안 ▷방송법 개정안 ▷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이다.
배 수석부대표는 “지난 2000년 여러 방송의 체계를 정립하면서 공영방송 이사 숫자 및 추천권한이 현행대로 굳어진 이후 보수와 진보정권 가릴 것 없이 현재 체계 하에서 집권했다”며 “그때는 괜찮다더니 지금은 왜 법을 바꿔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이런 저런 명분을 달지만 결국 공영방송을 영구장악하기 위함”이라며 “국민의 공영방송을 민주당을 위한 유튜브로 만들 작정인가”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배 수석부대표는 “국회법 해설에 국회는 분명하게 합의제 기관이라고 되어있다. 의사일정에 합의해 진행하여 주시라”며 “21대 때 폐기된 법안도 이제 그만 올리시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에 입장하기에 앞서 로텐더홀에서 방송4법 처리를 비판하는 규탄대회를 열기도 했다. 의원들은 ‘방송장악법 거부한다’, ‘STOP 언론장악 입법폭주’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국민들의 공영방송 우리들이 지켜내자”, “공영방송 기능마비, 방송악법 철회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홀 반대편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국민의힘은 특검법 수용하라!’, ‘순직해병특검 찬성하라’ 등 문구가 적히 피켓을 들고 채해병 특검법 찬성 표결을 촉구하며 대치 구도가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채해병 특검법에 대한 ‘반대’ 당론을 정하고, 방송4법이 안건으로 상정되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에 돌입하기로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앞서 “법안이 하나하나 상정될 때마다 무제한토론으로 맞서 싸우고자 한다”며 “오늘부터 최소 4박5일 이상의 24시간 비상체제로 맞서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25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방송장악법 거부 피켓을 들고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선 민주당 의원들이 순직해병특검법 표결 찬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