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두관 ‘민주당 일극체제’ 논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연임에 도전하는 이재명(왼쪽) 후보가 방송토론회에서 “당원 중심의 민주적 대중정당으로 가는 것이 우리가 가야 될 길”이라며 자신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는 당원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일극 체제’를 막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김두관(오른쪽) 후보는 “민주당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제왕적 대표로는 미래가 없다”고 이 후보를 겨눴다.

이 후보는 24일 오후 11시부터 KBS 주관으로 진행된 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2차 방송토론회에서 “국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정당이어야 하고 민주적 권리가 관철되는 민주 정당이어야 한다”며 “여의도 중심이 아니라 당원 중심의 정당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두관 후보는 “공천이야말로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실하게 담보돼야 한다”며 4·10 총선 과정에서 제기된 공천 논란을 끄집어내 당대표였던 이 후보를 겨냥했다.

김 후보는 “22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박용진 전 의원 이런 분들이 탈락했는데 탈락 이유를 정확히 설명해주지 않았다”며 “박 전 의원은 의정활동이라든지 입법활동에서 상위 10%에 해당되는 분으로 알고 있는데, (당의) 선출직 공직자 평가에서 하위 10% 평가가 돼서 탈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공천 과정이 ‘친명횡재 비명횡사(친이재명계는 살고 비이재명계는 탈락)’ 이런 비판을 받았다”며 “절대 그런 일이 없도록 공천제도를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당대표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최고위원 선거에서 후보들이 이 후보를 내세워 경쟁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 후보는 “여덟분의 최고위원 후보 중에 이 후보의 수석 변호인이 되겠다고 한 후보도 있고, 집권 본부장이 되겠다고 한 후보도 있다”며 “거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 이 후보는 어떤 느낌이 들었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제가 지지율이 너무 높다 보니까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도 같다”며 “최고위원 후보도 당원과 국민 선택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이어 “인기가 영 없어서 이재명 얘기하면 표 떨어진다 그러면 그럴리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 후보가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한데 당에 지지를 받는 분들이 많으면 좋겠다, 좀 다양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다”며 “그게 인위적으로 될 수는 없는 일이어서 그 점에 대해선 좀 더 관심을 가져야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최고위원 후보를 ‘이재명 유튜브’에 출연시킨 걸 보면서 이 후보에게 충성 맹세를 하는 거 아니냐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며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정당인데 이 후보 리더십을 보면 중도층이 우리 당에 오려는 걸 오히려 막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도 든다”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김 후보는 “당 내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준비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운을 떼면서 윤 대통령 임기를 1년 단축하고 개헌을 통해 2026년 6월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동시에 시행하자는 자신의 공개 제안과 관련한 이 후보 입장을 묻기도 했다.

이 후보는 “탄핵 문제는 사실 당이 결정할 일은 못 될 것 같고 결국 국민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또 개헌과 관련해선 “(2022년 대선에서) 실제 제가 대통령이 되면 임기 1년을 포기하고 저는 개헌할 생각이었다”며 “내용을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답했다. 안대용·양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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