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여야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인사청문회 첫날인 24일 자질과 도덕성을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가 공영방송 정상화의 적임자라고 강조했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그의 정치 편향 논란과 과거 발언 등을 문제 삼으며 사퇴를 촉구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후보자에 대해 “비난이 많지만 유리 천장을 뚫은 여성 언론인, 방통위를 새롭게 진작시킬 분”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최수진 의원은 “이 후보자는 1986년부터 MBC에 입사해 30여년 언론 현장에서 일했고 사장도 역임했다”며 “경영과 행정 역량을 갖췄다”라고 평가했다.
2인 체제의 방통위 운영은 불법이라는 야당 주장에는 “법률에도 재적 위원의 과반으로 결정한다고만 돼 있다”(박정훈 의원), “2인 체제 의결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위법성은 없다”(박충권 의원)고 반박했다.
반면,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MBC의 ‘바이든-날리면’ 보도에 대해 ‘지금 언론은 흉기’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대통령의 인사 기준은 바닥 밑 지하실에 있나”라며 “매카시즘에 휩싸인 극우 유튜버스러운 인사”라고 비판했다. MBC 출신인 정동영 의원은 “이 후보자는 아끼는 후배였지만 지금은 MBC 역사에서 부끄러운 사람 맨 꼭대기에 올라섰다”고 말했다.
또 이 후보자가 MBC 간부와 사장으로 있을 때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의혹을 두고도 “공영 방송 간부가 국민 혈세를 이렇게 썼다는 것을 국민은 용납 못 한다”(이훈기 의원)며 사퇴를 촉구했다.
야당 의원과 이 후보자의 문답 과정에서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이름도 소환됐다. 김현 의원은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 “사적으로 단 1만 원도 쓴 적 없다”고 한 이 후보자에게 “혹 1만원이 허투루 쓰였으면 자리를 내려놓겠느냐. ‘예, 아니오’로 답하라”고 몰아세웠다. 이 후보자는 “과거 이재명 전 대표가 ‘예, 아니오’로 묻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고 즉답하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공당 대표가 동네북이냐. 한동훈 대표도, 이 전 대표도 소환 말라”고 말했다.
한편, 청문회 후반부에는 김재철 전 사장, 권재홍 전 MBC 부사장 및 노조 관계자 등 과거 MBC 파업 과정에서 대립한 MBC 전현직 직원들이 대거 출석하며 ‘MBC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