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기소된 前 야구 국가대표 선수 오재원.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前) 야구 국가대표 선수 오재원(39)씨가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마약 투약 혐의는 물론 자수하겠다는 공동 투약자를 폭행·협박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28부(부장 한대균)는 26일 오씨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2400여만원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동종범죄로 교육이수 조건부 기소유예라는 관대한 처벌을 받고도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취급한 마약류의 양이 많고 마약 수수를 위해 지인을 동원하는 등 수법이 불량하다”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오씨와 A씨는 지난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공동 투약했다. 오 씨는 지난 3월 A씨가 필로폰 투약 사실을 신고하려 하자 망치로 때릴 듯이 위협하며 휴대전화를 부수고, 신고 시 보복하겠다며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또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지인 9명으로부터 총 89회에 거쳐 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인 스틸녹스정을 수수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오 씨는 A씨에 대한 협박 및 폭행 범행을 부정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 내용은 대부분 일치하고 구체적인 부분이 포함돼있어 신빙성이 높다”며 “설령 피고인이 멱살을 잡고 끌고간 사실 등이 인정되지 않는다 해도 자수하겠다는 피해자의 면전에서 자수를 막기 위해 휴대전화를 내리친 행위만으로도 폭행 및 협박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배송기사의 신고로 수사가 개시되자 지인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하고, 공범이 자수한다고 하자 막기 위해 폭행·협박을 저지르는 등 죄의 질이 좋지 않아 상응하는 엄한 실형 선고를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