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비율 5%→50%…100년 만의 파리 올림픽, 이렇게 바뀌었다

 

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 파리 센강 비르하캠 다리 인근에서 한국과 미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올림픽 개막을 축하하고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차민주 수습기자] 2024년 파리 올림픽은 출전 선수의 남녀 비율을 사상 처음으로 50대 50으로 맞췄다. 2016 리우 올림픽의 여성 비율은 45.2%, 2020 도쿄 올림픽 땐 48.5%였는데 드디어 성비가 1대 1이 됐다. 100년 전 파리에서 열린 1924년 올림픽의 여성 참가자 비율이 5%도 되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이번 올림픽의 구호는 성평등과 포용을 강조한 ‘완전히 개방된 대회’다. 여성 출전 종목을 늘려 육상, 복싱, 사이클 등 32개 정식 종목 가운데 28개 종목의 출전 남녀 선수 수가 같다. 이로써 총 1만 500명의 올림픽 선수 가운데 남성과 여성이 정확히 반반인 5250명씩 참가하면서 동수를 이뤘다.

100년 전 1924년 파리 올림픽과 비교하면 크게 변화한 양상이다. 1924년 올림픽 당시 여성 참가자 수는 135명에 그쳤다. 남성 참가자 수인 2954명에 비하면 약 4.4%에 달하는 수치다. 1924년은 1차 세계 대전의 상처가 남아 여성의 사회 진출이 제한되던 시기다. 이에 올림픽에서도 남성 위주 종목이 주요 경기로 인식됐다.

반면 2024년 파리 올림픽은 어린 자녀를 양육하는 엄마 선수를 고려해 보육 시설도 갖췄다. 올림픽 역사상 처음이다. 보육 시설은 선수촌 광장의 비거주지역에 설치되며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기저귀를 착용하는 연령의 자녀를 둔 선수가 이용할 수 있다.

엠마 테르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장은 “임신과 모성이 여성 선수들에게 경력의 끝을 의미할 필요는 없다”며 “선수들은 이 공간에서 자녀와 중요한 순간을 함께 보내며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파리 샹들리제 거리에 설치된 앨리슨 사르(Alison Saar)의 ‘살롱(Salong)’ 전경. [올림픽뮤지엄]

이번 올림픽은 성별 뿐 아니라 인종까지 포용한다. IOC는 프랑스 파리의 명소 샹젤리제 공원에 아프리카 전통 의상 차림의 여성 흑인 조각을 설치했다. ‘올림픽 아트 비전’의 일환으로 마련된 공공 예술로, 앨리슨 사르의 ‘살롱’이란 작품이다.

조각상은 양손에 올림픽 우승자에게 수여하는 올리브 나무와 올림픽 성화를 쥐고 있다. 승자만의 공간이 아니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았다. 조각상을 둘러싼 의자 여섯 개는 서로 다른 대륙과 산업, 직업, 관심사를 의미한다. 국가주의와 전통주의를 강조해 엘리트층을 위한 문화예술이 주가 됐던 1924년과 대조된다.

아울러 이번 올림픽에는 1924년 대비 60개 종목이 추가됐다. 특히 브레이킹·서핑·스케이트 보드·스포츠 클라이밍 등 4개 종목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신규 종목이다. 시대 변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는 평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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