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2세대 플래그십 MPV 디 올 뉴 ‘LM 500h’. 서재근 기자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지금은 단종됐지만 에어버스의 플래그십 항공기 ‘A380’는 500명이 넘는 승객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몸집에 기내 샤워시설, 침대형 비즈니스 좌석, 라운지 등 편의시설을 갖춰 ‘하늘 위 호텔’로 불렸다.
완성차 업계에서도 ‘도로 위 호텔’이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은 주인공이 탄생했다. 일본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 렉서스가 최근 출시한 2세대 플래그십 MPV(다목적차량) 디 올 뉴 ‘LM 500h’다.
렉서스는 이번 신차에 대해 “편안한 정숙함과 쾌적한 승차감을 바탕으로 탑승객을 고려한 디자인과 다양한 편의사양을 탑재한 렉서스의 마스터피스”라고 평가했다. 업무부터 휴식까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 있는 ‘럭셔리 모빌리티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렉서스의 자신감이 과연 소비자들의 공감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디 올 뉴 ‘LM 500h’ 측면(위쪽부터 시계방향), 후면, 전면. 서재근 기자 |
지난 25일 경기 파주시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에서 열린 LM 500h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4인승 로열 그레이드 모델을 타고, 차량의 특징을 살펴봤다.
이날 시승은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에서 파주출판도시 휴게소를 왕복하는 약 50㎞ 구간을 두 차례에 나눠 한번은 오롯이 2열에 타고, 나머지 한번은 직접 운전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디자인을 살펴보면 렉서스의 디자인 정체성인 ‘스핀들 보디’를 기반으로 심리스 타입 그릴과 날렵한 헤드렘프 등 곳곳에서 상위 모델로서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려 한 흔적이 엿보인다.
모션 캡쳐 기술을 기반으로 탑승객의 신체 움직임을 세세하게 분석해 개발된 VIP 시트. 서재근 기자 |
뭐니 뭐니 해도 LM 500h의 매력은 인테리어다. 널찍한 전동식 슬라이딩 도어가 열리자 마치 최고급 항공기의 퍼스트클래스 좌석을 마주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완전히 독립된 2열의 시트와 48인치 울트라 와이드 디스플레이, 2단계로 온도 조절 가능한 전용 냉장고, 파티션 글로브 박스, 우산 거치대 등 각종 편의사양이 더해진 공간은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 아늑한 침실 또는 쾌적한 업무공간이 되기에 모자람이 없다.
실제 이날 주행을 하면서 2열에서 암레스트 매립형 테이블을 꺼내 노트북으로 문서작업과 웹서핑 등을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할 수 있었다. 트렁크 공간 역시 골프백 4개를 충분히 수납할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있다.
2열에서 암레스트에 적용된 매립형 테이블을 꺼내는 모습. 서재근 기자 |
48인치 울트라 와이드 디스플레이 하단에 설치된 2단계로 온도 조절 가능한 전용 냉장고. 서재근 기자 |
디 올 뉴 ‘LM 500h’의 트렁크 공간은 골프백 4개를 충분히 수납할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있다. [렉서스 제공] |
특히, ‘역대급’ 사이즈를 자랑하는 디스플레이와 VIP 시트는 럭셔리의 정수를 보여준다. 먼저 듀얼 스크린 송출이 가능한 48인치 울트라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통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청이 가능하다.
또한, 좌우 화면 분리 기능이 탑재돼 한쪽에서는 스마트폰과 연결해 사용하고, 다른 쪽에서는 OTT 앱을 실행할 수도 있다. 물론 차량에 디스플레이를 조작할 수 있는 별도 리모컨이 마련돼 있어 편안하게 앉아 있는 상태에서도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디 올 뉴 ‘LM 500h’ 4인승 모델에 적용된 48인치 울트라 와이드 디스플레이. 서재근 기자 |
48인치 울트라 와이드 디스플레이 전용 리모컨을 통해 앉아 있는 상태에서도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서재근 기자 |
아울러 모션 캡쳐 기술을 기반으로 탑승객의 신체 움직임을 세세하게 분석해 개발된 VIP 시트는 시트 흔들림을 억제하기 위해 쿠션 프레임과 레그 프레임 사이에 방진고무를 설정, 주행 중 느낄 수 있는 진동을 대폭 줄여준다. 뿐만 아니라 로열 그레이드의 2열 시트에서는 세계 최초로 신체 부위별 공조 기능을 탑재해 차량 부품 및 탑승객의 체온을 감지하고 부위별로 필요한 공조를 설정할 수도 있다. 물론, 안마 기능도 수준급이다.
주행 시 2열에서 느낄 수 있는 차량의 가장 큰 특징은 마치 멈춰 있는 차 안에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 만큼 진동이나 흔들림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VIP 시트 성능 외에도 도로 진동을 흡수하는 전자식 서스펜션과 정지 직전의 제동력을 조정해 갑작스러운 충격을 최소화 하는 스무스 스탑 컨트롤, 렉서스 최초로 탑재된 롤 컨트롤 시스템 등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롤 컨트롤 시스템은 제동 시 롤이 발생하면 반대 방향으로 힘을 발생시켜 코너링 흔들림을 억제해 준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각각의 독립시트 좌우 옆면에 스마트폰을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는데, 너무 뒤쪽으로 배치돼 좌석에 편안하게 앉아 있는 상태에서는 사용하기 쉽지 않다.
디 올 뉴 ‘LM 500h’ 실내. 서재근 기자 |
센터패시아 중앙부에 배치된 14인치 터치형 와이드 디스플레이. 서재근 기자 |
운전석으로 자리를 옮겨보면, 일반 세단과 비교해 높은 시트 포지션과 더불어 사이드미러를 A필러(전면 유리와 측면 창문 사이의 차체)가 아닌 차량 문쪽으로 배치하고, 양쪽 앞 좌석 차문의 유리창 면적을 넓혀 탁 트인 시야가 제공된다. 아울러 센터패시아 중앙부에 배치된 14인치 터치형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통해 내비게인션은 물론 차량의 각종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동력성능을 살펴보면, LM 500h는 2.4리터 D-4ST 엔진과 e-Axle 전기 모터를 결합해 시스템 총출력 368마력을 발휘한다. 복합연비는 ℓ당 10.1㎞다. 차량 무게가 2470㎏(6인승 모델은 2455㎏)에 이르는 만큼 스포츠 세단과 같은 민첩함이 느껴지지는 않지만, 가속 시 답답함이나 제동 시 불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1, 2열 공간을 완전히 분리하는 수직 개폐 기능을 갖춘 파티션 글라스. [렉서스 제공] |
1열 조수석에 앉았을 때 상대적으로 무릎공간에 여유가 많지 않다. 서재근 기자 |
다만 공간 활용성 부분에서는 아쉬운 점도 있다. 4인승 모델의 경우 2열 공간을 완전히 분리하는 디밍 및 수직 개폐 기능을 갖춘 파티션이 적용됐다. 때문에 1열에서 좌석을 뒤로 밀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어, 신장이 큰 사람의 경우 무릎공간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없어 답답할 수 있다.
‘LM 500h’는 4인승 로열 그레이드와 6인승 이그제큐티브 그레이드 두 가지로 출시되며 판매 가격은 ▷4인승 로열 그레이드 1억9600만원(이하 부가세 포함) ▷6인승 이그제큐티브 그레이드 1억48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