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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5대 시중은행이 지난 1분기 홍콩 항셍중국기업(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이자이익을 벌어들인 가운데 손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이 절대적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특히 최근 리딩뱅크 자리를 하나은행에 빼앗겼던 신한은행은 나홀로 상반기에만 2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하며 다시 승기를 잡는 등 은행 순위가 뒤바뀌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지난 상반기 당기순익 합은 8조2560억원으로, 전년(8조1029억원) 대비 약 2% 증가했다. 5대 금융지주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은행도 견조한 성적을 유지하며 이에 일조했다.
먼저 신한은행의 경우 나홀로 ‘2조 클럽’에 입성하며 상반기에만 2조535억원의 당기순익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1조6805억원) 대비 22.2% 성장한 수치로 타행을 압도하는 성장세다. 2분기에만 1조1248억원을 벌면서 순익이 전분기(9286억원) 대비 21.1% 급증했다.
지난해까지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한 하나은행은 2위로 밀려났다. 상반기 하나은행의 당기순익은 1조7509억원으로 전년(1조8390억원)대비 4.7% 감소했다. 2분기에 907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 분기(8462억원) 대비 7.6% 증가했지만, 상반기 전체 이자이익이 3조8824억원으로 전년(3조9732억원) 대비 2.2% 뒷걸음질치며 상반기 2위를 기록했다.
3위를 기록한 우리은행은 상반기 1조67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조4780억원) 대비 13.60% 성장했다. 우리은행의 2분기 당기순익은 8870억원으로 전년 동기(7920억원) 대비 12%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1년 사이 3조7570억원에서 3조7520억원으로 0.2% 감소했지만, 비이자이익이 3820억원에서 6120억원으로 60.3% 성장하며 순이익을 끌어올렸다.
지난 1분기 홍콩 H지수 ELS 관련 가장 많은 배상금을 적립한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상반기 실적 타격이 컸다. 국민은행은 전년 동기(1조8585억원) 대비 19% 감소한 1조5059억원을 기록했으며, 농협은행은 전년 동기와 유사한 1조2667억원을 시현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분기에만 전분기(895억원)대비 186.60% 성장한 1조1164억원을 기록했으며, 농협은행 역시 같은 기간 100.5% 성장한 8452억원을 기록했지만 은행의 실적순위를 뒤집지는 못했다.
한편 5대 시중은행의 충당금은 전년 대비 줄어들고 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고금리로 인한 연체 등이 곧 안정화될 거란 신호로 인식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5대 시중은행의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국민은행 3493억원, 신한은행 1507억원, 하나은행 1362억원, 우리은행 3570억원, 농협은행 214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4.5%, 67.5%, 58%, 16.5%, 69.4% 감소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 6월까지 기업대출 유치를 위한 은행간 치열한 경쟁이 실적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