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시 타임스퀘어 맨해튼에 있는 나스닥 증권 거래소 입구 사진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미국 기술주 급락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국내 증시의 7월 일평균 회전율이 연중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상장주식 회전율은 일정 기간의 거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회전율이 높을 수록 투자자들의 손바뀜이 활발했음을 뜻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6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상장주식 회전율은 0.73%로 집계 됐다. 전달(1.29%) 대비 43% 감소했다. 월별 일평균 회전율 기준으로 올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1월 1.54% 수준이던 회전율은 2월 1.50%, 3월 1.38%로 하락하다 4월 1.21%까지 내렸다. 지난 달 다시 1.29%로 상승했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 일평균 회전율은 0.75%로 전달(1.03%) 대비 27% 줄었다. 코스닥은 1.51%로 전달(1.59%) 대비 5.0% 감소했다.
이달 회전률 감소는 테슬라와 알파벳 실적 실망감에서 불거진 미국 기술주 약세와 미국 대선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26일까지 2.36% 내렸으며 코스닥지수는 5.10% 하락했다. 여름철 주가가 상승하는 '서머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잦아들었다. 이에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2조1600억원으로 전월(12조9650억원) 대비 6.2% 줄었다.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도 7조6300억원으로 전월(8조7920억원) 대비 13.2% 감소했다.
다만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실시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테마주로 대거 투자가 몰렸다. 이달 들어 26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회전율이 가장 큰 종목은 트럼프 대통령 관련주로 분류되는 에스와이스틸텍(997.1%)이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증시 전체 회전율(22.5%)의 약 44배다.
또 다른 '트럼프 테마주'인 일신석재(497%)와 현대에버다임(491%)이 회전율 상위 9위와 10위를 차지했다.갤럭시아에스엠(416%)도 16위에 올랐다. '해리스 테마주'인 오성첨단소재(503%)는 8위, 인벤티지랩(435%)과 우리바이오(413%)는 각각 13위, 17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였지만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측면에서 충분히 저평가 영역에 진입한 가운데 오는 31일 일본은행(BOJ) 금융정책 결정 회의로 엔화의 급격한 강세가 진정되고 내달 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면 코스피 분위기 반전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했다.
반도체 투자 비중을 줄이고 대선 테마주에 대한 섣부른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이 아직 3개월 넘게 남아 있기에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될 것인지에 베팅의 초점을 맞추는 건 섣부른 행동"이라며 "또한 인공지능(AI)은 발전이 계속되겠지만 단기적으로 정체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반도체 비중 확대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