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선 어렵다”…협상엔 반대론도

[EPA]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선에서 러시아군에 밀리고 있다고 인정했지만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러시아와의 직접 협상에 대한 반대가 나오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6일 저녁 영상연설을 통해 “국방장관 및 군 지휘부와 함께 어려운 지역의 상황을 면밀히 분석 중”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동부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 지역을 언급하며, 러시아가 주요 공격 목표로 삼고 있는 지역임을 밝혔다.

포크로우스크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중요한 물류 및 병참 기지가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로, 전쟁 초기부터 격렬한 전투가 이어져 왔다.

지난해 대규모 반격이 무기와 장비 소모에 그치며 실패한 이후, 우크라이나는 대부분의 전선에서 러시아군에 밀리고 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상황이 매우 어렵다. 러시아 침략자들이 여러 방면으로 우리의 진지를 공격 중”이라고 언급하면서도, 러시아군이 대도시 점령 등 중요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11월에 예정된 제2차 평화회의를 준비 중인 우크라이나는, 최근 중국을 방문한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을 통해 러시아와의 직접 협상 의사를 표명했으나, 내부적인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고문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협정은 “악마와의 거래”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쟁 패배와 대량 범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지 않고 러시아와 협정을 체결한다면, 다른 참전 주체들과의 또 다른 전쟁을 계속하는 것에 동의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포돌랴크 고문은 평화협정이 러시아에게 더 폭력적인 전쟁을 위한 시간을 벌어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2022년 전쟁 개시 직후 협상 대표로 활동했던 포돌랴크 고문은, 협상 결렬 이후 러시아군의 점령지 철수를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다.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 ‘종전을 위해 영토 일부를 포기할 수 있다’는 응답은 지난해 5월 10%에서 올해 32%로 증가했다. 그러나 ‘영토를 포기하지 않고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는 응답이 55%로 여전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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