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D-100…트럼프 vs 해리스, ‘대세론’ 형성 경쟁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F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미국 대선을 100일 앞두고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세론’을 형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민주당의 후보 교체로 지지율이 주춤해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을 꺾으려는 해리스 부통령은 광고에 수백억원을 쏟아부으며 홍보전에 나섰다.

미 대선 100일 전인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포기하고 해리스 부통령이 등장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세론은 한풀 꺾였다. 여론조사나 후원금 경쟁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상당 부분 우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섰다. 미 ABC 방송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 26~27일 미국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에 호감을 느낀다”는 응답 비율은 43%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 같은 조사의 응답률 35%보다 8%포인트 상승한 비율이다.

특히 무당층의 44%가 해리스 부통령에게 호감을 표했다. 전체 응답자의 과반이 넘는 52%는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 클라우드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호감도는 36%로 일주일 전(40%)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또 응답자의 48%는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다면 열광할 것이라고 반응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후보 확정에는 39%만이 열광한다고 답했다.

위기를 느낀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유세 현장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했다. 미네소타주 행사에서는 “언론이 해리스를 마치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처럼 묘사하고 있다”며 “솔직히 그녀는 급진 좌파다”라고 공격했다. WSJ는 “트럼프는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며 “해리스 후보의 약점에 집중하며 그동안 쌓은 추진력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7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매사추세츠주 웨스트필드-반스 지역 공항을 출발하면서 공군 2호기에 탑승하고 있다. [AP]

해리스 캠프는 거액의 후원금을 모으며 대세를 이어가고 있다. 캠프 측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 선언 직후부터 해리스 부통령이 사실상 대선 후보로서 선거 운동에 나선 일주일 동안 2억달러(약 2771억원)의 기부금이 모였고, 새롭게 후원에 동참한 사람만 17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캠프나 바이든 캠프가 6월 한 달 간 모은 금액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해리스 캠프는 “선거 운동을 시작한 첫 주 동안 2억달러의 후원금을 거뒀으며 이 중 66%가 새로운 후원자에 의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자 유권자를 겨낭한 ‘광고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장 큰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단체)인 마가(MAGA)는 해리스 부통령을 “위험한 샌프란시스코의 자유주의자”라고 부르는 광고를 시작했다. 마가의 광고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국경의 문제를 중시한다는 점을 짚으며 “국경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애드임팩트에 따르면 마가는 해리스 부통령 등장 후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 등에서 광고비만 650만달러(약 90억250만원)를 지출했다.

민주당 최대 슈퍼팩 퓨처포워드도 맞불에 나섰다. 해당 단체는 앞으로 3주 동안 광고에만 5000만달러(약 692억5000만원)를 지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퓨처포워드는 광고가 없는 해리스를 위해 직접 광고를 제작해 지난 26일부터 애리조나, 조지아 등에서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WSJ는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는 변동 가능성이 높다”며 “두 후보 측은 지지율을 움직이기 위해 앞으로 몇 주 동안 수백만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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