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발언으로 구설수…‘부통령 후보’ 밴스 논란 “캠프 발목 잡혀”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주) [AF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상원의원을 두고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밴스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것 자체가 문제였다는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밴스 의원의 논란성 발언이 거센 비판을 받으면서 그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5일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밴스 의원은 지난 2주간 과거 언행으로 민주당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특히 2021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한 몇몇 민주당 인사들을 '캣 레이디'(childless cat ladies·자식 없는 여성들을 비하적으로 일컫는 말)이라고 지칭한 발언이 재조명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또 2022년 낙태 반대를 주장하며 민주당 '큰손' 기부자인 유대계 조지 소로스가 "매일 비행기를 띄워 흑인 여성들을 캘리포니아로 보내 낙태하도록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나 여성의 재생산권을 부정할 뿐 아니라 인종적 편견과 반(反)유대주의 음모론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공화당의 한 전략가는 밴스 부통령의 논란성 발언에 트럼프 선거캠프가 "발목 잡혔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실정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걸어야 할 때 밴스 의원의 발언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지적이다.

당 안팎에서는 밴스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비판과 함께 그의 후보 적격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AQR자산운용의 공동 창업자인 클리프 애즈니스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첫 TV 토론과 피격 사건 뒤 그들은 승리를 굳혔다고 생각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지명은 "과도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자 "최악의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 주요 인사들도 밴스 의원의 논란성 발언에 우려를 나타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이날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그가 '좋은 사람'이라면서도 "다른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어떤 말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뉴햄프셔 주지사 크리스 스누누는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보다는 그간 그가 펼쳐온 정책을 비판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밴스 의원을 둘러싼 논란을 '호재'로 보는 분위기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CBS 인터뷰에서 "밴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더 변덕스럽고 극단적인 것 같다"며 밴스 의원의 부통령 지명은 "민주당을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 최고의 선택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머리를 긁적이며 '내가 왜 이 사람을 선택했지?'라고 스스로 묻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그가 며칠 내로 러닝메이트 교체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그에게는 선택권이 있다"며 밴스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유지할지 새 후보를 고를지는 그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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