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제주 TC에 컬리 하루배송 물량이 쌓여있다. 정석준 기자 |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하루배송은 시간 싸움입니다. 5t(톤) 트럭이 매일 밤 평택 물류센터에서 출발할 때부터 제주도 물류센터의 마지막 배송 차량이 떠나기까지 1분 단위로 배송 상황을 점검합니다.”
컬리의 하루배송 물량을 실은 검은색 5t 트럭이 지난 25일 오후 2시 7분께 선박 ‘퀸제누비아2호’에서 천천히 제주 땅을 밟았다. 트럭은 새벽 1시 13분 컬리 평택물류센터에서 출발해 목포항에 도착해 퀸제누비아2호에 올라탔다. 컬리 트럭이 평택물류센터를 출발해 제주도까지 걸린 시간은 14시간이었다.
컬리는 이달 7일부터 제주지역 하루배송 서비스 신청을 받고 있다. 9일부터 배송을 시작했다. 매일 5t 트럭 2대가 평택물류센터에서 제주도로 움직인다. 당초 컬리는 5t 트럭 1대만 운영했는데, 서비스 시작 이후 3일 연속 주문이 마감되면서 수요가 급증하자 12일부터 물량을 두 배로 늘렸다.
컬리 관계자는 “목표는 하루 550건 정도였는데 현재는 두 배 이상으로 주문이 늘어났다”며 “물량이 늘면 배송비용이 증가하고, 물류 처리 시간도 지연될 수도 있어 신속하게 인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사 5명이 매일 번갈아가며 제주도로 들어오고, 제주 현지에서도 물류를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했다”고 덧붙였다.
25일 제주항에서 컬리 하루배송 물량을 실은 트럭이 선박을 나오고 있다. 정석준 기자 |
25일 제주TC에서 컬리 하루배송 물량이 분류되고 있다. 정석준 기자 |
트럭은 녹동항, 나머지는 목포항을 거쳐 제주도로 온다. 그는 “기상 악화와 교통체증, 선박 고장 등 여러 변수에 대응해 항구 두 곳을 이용하고 있다”며 “선박 레이더 고장을 이유로 트럭이 예정보다 2시간 늦게 도착해 가까스로 하루배송을 마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에 도착한 트럭은 곧바로 제주 TC(통과형 물류센터)로 향한다. 5t 트럭은 평택물류센터에서 제주 TC까지 이동하는 동안 신선식품별로 제각각 최적의 온도를 유지한다. 컬리 관계자는 “선박에서도 트럭이 냉동 기능을 유지해 신선도를 지킨다”며 “고객에게 배송하는 탑차도 모두 냉동 기능을 갖춰 신선하게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25일 제주TC에서 컬리 하루배송 물량이 분류되고 있다. 정석준 기자 |
25일 제주TC에 기록된 컬리 하루배송 관리 시간표. 정석준 기자 |
TC에서는 약 30명이 각 지역에 맞게 물건을 분류해 트럭 20대에 싣는다. 천안지역 물량과 맞먹는 규모다. 컬리는 현재 제주시, 서귀포시, 애월읍 등에서만 하루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생필품부터 신선식품까지 분류작업은 1시간이 걸렸다. 마지막 배송 차량은 오후 4시 8분에 TC를 나섰다. 배송 물량 중 70%가 신선식품이다. 나머지는 휴지, 물 등 생필품이다. 컬리에 따르면 하루배송 인기 제품은 계란, 우유 등 식재료나 생필품 위주다. 하지만 제주는 ‘레스토랑 간편식’(RMR)이다. 내륙의 유명 맛집이나 셰프와 협업한 제품이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제주 현지에 거주하는 30대 김 씨는 최근 컬리가 하루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뒤 ‘이연복의 목란’ 짬뽕, ‘압구정쭈꾸미’ 주꾸미볶음, ‘해운대암소갈비’ 한우 소불고기 전골 등 RMR을 즐기고 있다. 김씨는 “평소 내륙까지 이동시간을 고려하면 쉽게 접하지 못했을 음식을 집에서 맛볼 수 있어 좋다”면서 “무엇보다 배송이 빨라 생필품을 같이 사게 된다”고 말했다.
컬리는 8월 중 제주 하루배송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컬리 관계자는 “하루배송 주문 마감시간인 오후 11시부터 1시간 안에 다음 주문 물량의 10% 이상이 몰릴 정도로 수요가 넘치고 있다”며 “평택에서 출발하는 트럭을 늘리고, 제주 지역의 물류처리 능력을 확대해 서비스 지역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제주TC에 도착한 컬리 하루배송 트럭. 정석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