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28일 오후 티몬·위메프의 모회사인 서울 강남구 큐텐 앞에서 피해자들이 회사 측에 빠른 환불과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며 우산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28일 첫 집단행동에 나섰다.
티몬 정산 피해자 약 30명은 이날 오후 5시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 큐텐테크놀로지 입주 건물 앞에 모여 조속한 환불과 큐텐 측의 사과를 촉구하는 '우산 집회'를 열었다.
피해자 대표 A씨는 "티몬에서 환불이 진행되다가 멈췄고, 이후 환불해준다던 신용카드사의 환불도 멈췄다"며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도 '우리가 책임을 다 떠안을 수 없다'는 식의 보도가 나온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페이사들도 신청은 받지만, 환불이 이뤄진 것은 단 하나도 없다"며 "피해를 구제받지 못한 사람이 훨씬 많다는 답답함을 표현하고자 모였다"고 했다.
A씨는 정부에 사태 해결을 요청하면서도 "공적자금이나 세금으로 우리를 구제해달라는 게 아니라 일상적인 구매 활동을 한 소비자들이 수익을 내고 책임을 회피한 기업으로 인해 받은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씨는 구영배 큐텐 대표에 대해서도 "한 번도 얼굴을 비추지 않고 있고, 도덕적인 경영관이 없는데 정부에서 아무 대응을 안 해주는 게 이해가 안 간다"며 "금융감독원이든 검찰이든 너무 용인해주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한 참석자는 "환불 신청을 받았지만, 돈을 못 받았는데도 '환불 완료' 처리가 되거나 이중으로 환불금이 들어오는 등 오류가 많아 제대로 환불받은 사람은 많지 않다"고 전했다.
이날 마스크를 쓴 참가자들은 비가 오지 않은 날씨에도 우산에 '내 피 같은 1000만원 내놔', '칠순 잔치 1500만원 온 가족 울음바다', '카카오, 네이버, 토스 환불하라 페이사 각성하라' 등의 문구를 붙이고 시위했다.
부모를 따라 집회에 나온 어린이가 삐뚤빼뚤 쓴 '비행기 타고 싶어요. 도둑잡아주세요 티몬'이라는 종이도 눈에 띄었다. A씨가 속해 있는 티몬 피해자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는 정원 1500명이 꽉 찼고 다른 단체대화방도 여럿 있다고 했다.
이들은 실제 환불 추이에 따라 향후 티몬·위메프 입점 판매자들과 연합해 서울 각지에서 집회를 열고 사태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