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만찬’에 여장남자 논란…조직위, 비난 커지자 “유감”

파리올림픽 개막식 공연 중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장면(왼쪽). [프랑스 정치인 마리옹 마레샬 SNS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에서 여장 남자(드래그퀸) 공연자들이 명화 ‘최후의 만찬’ 속 예수의 사도로 등장해 패러디한 것을 두고 비난이 커지자 대회 조직위원회가 유감을 표했다.

파리올림픽 조직위 앤 데상 대변인은 29일(이하 한국시간) “만약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꼈다면, 당연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조직위는 “공동체의 ‘톨레랑스’(관용) 정신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다. 어떤 종교계든 무시하려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며 “이 의도가 잘 드러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27일 열린 개회식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장면이 연출됐다.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예수가 체포돼 죽음을 맞이하기 전 마지막으로 사도들과 저녁 식사를 하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개막식에서는 긴 식탁 앞에 푸른 옷을 입은 여성 주위로 드래그퀸 공연자들이 모여들었고, 이들은 예수의 사도처럼 묘사됐다.

프랑스 특유의 풍자적 전통을 강조하려는 의도였지만 일각에서는 종교적 감수성을 지나치게 무시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미국의 ‘스타’ 종교인이자 미네소타주 위노나·로체스터 교구장인 로버트 배런 주교는 “최후의 만찬에 대한 이 역겨운 조롱 외에 내가 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이냐”며 “역겹고 경박한 조롱”이라고 분노했다.

올림픽 주최국인 프랑스의 가톨릭계도 유감을 드러냈다. 프랑스 주교회는 성명을 내고 “불행하게도 기독교에 대한 조롱과 조소의 장면들이 포함되어 있었다”면서 “이에 대해 우리는 깊은 유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프랑스 주교회는 문제된 장면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으면서도 “오늘 아침 우리는 특정 장면의 지나침과 도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대륙의 기독교인들에 대해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의 보수 공화당원인 발레리 보이어 상원의원은 해당 장면이 “기독교인들을 조롱하는 것을 목표로 한 우리 역사의 장면”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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