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bmp vs 108bmp…양궁 10연패 비결 ‘수면 심박’ 화제

전훈영, 분당 심박수 76bpm 유지

이따금 100bpm 넘긴 중국과 비교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리커브 단체 결승 한국과 중국의 경기. 전훈영, 임시현, 남수현(왼쪽부터)이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기뻐하고 있다. [파리=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올림픽 10연패에 성공한 한국 여자 양궁 선수들의 분당 심장박동수가 이번에도 화제가 됐다. 결승전에서 중국 선수들은 세 자릿수 심박수를 보인 반면 한국 선수들은 주로 70~80bpm 사이를 오갔다. 이는 건강한 성인이 가만히 휴식을 취할 때 나오는 수준이다.

임시현(21), 남수현(19), 전훈영(30)으로 이뤄진 양궁 여자 대표팀은 28일(현지 시각)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세트스코어 5대 4로 꺾었다. 한국 대표팀은 양궁 단체 종목이 처음 도입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36년 간 정상의 자리를 지키며 무적임을 입증했다.

결승에선 ‘맏언니’ 전훈영의 침착함이 빛났다. 대표팀이 4세트 동점을 허용했을 때도 전훈영은 분당 심박수 76회를 유지하며 10점을 쐈다. 올림픽 등 큰 무대에선 긴장도가 올라가면서 심박수가 높아지는 게 자연스럽다. 하지만 전훈영의 심박수는 경기 시종일관 세 자릿수를 넘기지 않았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리커브 단체 결승 한국과 중국의 경기. 시상식에서 전훈영, 임시현, 남수현(왼쪽부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파리=이상섭 기자]

반면 중국 안취시안의 분당 심박수는 최고 108bmp까지 치솟았다. 안취시안은 대체로 90bmp 이상의 심박수를 보이다 결정적인 순간엔 세자릿수를 넘기는 등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심박수와 양궁 경기 점수의 연관성은 연구로 입증됐다. 중국 난징대 연구진이 122명의 양궁 선수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심박수가 높은 선수들은 점수가 일관되게 낮았다.

한국 양궁 대표팀의 낮은 심박수는 2020 도쿄올림픽 때도 화제였다. 대체로 분당 70~80bmp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 정도면 자면서 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선수들의 침착함이 빛났다.

차분한 심박수는 혹독한 훈련과 첨단 기술의 산물이다.

한국양궁협회는 2019년 네덜란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심박수 중계 기술을 테스트하자 일찌감치 이를 국내 훈련 환경에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회장사인 현대자동차 이노베이션 부서는 센서 착용 없이 영상 카메라로 심박수 측정을 하는 시스템 개발에 나섰고 2021년 대표팀 훈련에 시스템을 도입했다.

양궁 대표팀은 심박수 측정 시스템에서 나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별 맞춤 훈련도 진행했다. 어떤 환경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소음 및 강풍 대비 훈련 등도 거쳤다.

대표팀의 훈련량 역시 가혹하기로 유명하다. 하루 400여발의 화살을 쏘는 주 6일 훈련에 일요일 선수별 자율훈련까지 소화해야 한다. 결승전 당시 선수들의 코와 턱엔 활 시위가 눌린 자국이 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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