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칼럼] 최강 ICT와 융합하는 자율 에어모빌리티

2023년 10월, 미국 뉴욕에서 조비에비에이션은 파일럿이 탑승한 상태에서 UAM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아처에비에이션도 UAM 운영 및 상업화에 필요한 일체의 안전성 인증을 FAA로부터 취득해 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내년, UAM 운영이 본격 실현되는 것은 거의 확실시 된다.

우리나라도 2025년을 UAM 세계 최초 상용운용을 목표로 K-UAM 전략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K-UAM 상용운용은 초기, 성장기, 성숙기로 3단계 로드맵으로 추진되고 있다. 단계별로 가장 눈에 띄는 운용상 차이점은 기내에 파일럿이 직접 탑승해서 조종하는지(초기), 아니면 원격조종(성장기)이나 자율비행(성숙기) 방식으로 비행하는 지 여부다. 성장기에도 비상시 승객 안전을 우선시해 기내에 안전관리자가 탑승하는 방식도 고려 중이다. 안전관리자를 탑승하는 것은 사회적 수용성 차원의 배려로 볼 수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원격조종이 가능해야 하고 자율비행이 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자율비행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자율비행의 상용화 시기에 대해 글로벌 시장조사평가기관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 모건 스탠리 리서치는 UAM 이동성을 초기 단계로 보고 배터리, 컴퓨팅 파워 및 처리기술, 고수준의 복합시스템 등 기술이 병행 발전함에 따라 2040년경 자율비행 항공기가 일반화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추격형 기술 개발을 뛰어넘어 선도형 기술 개발 투자로 전환을 시작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UAM 분야에서도 선도형 기술 개발 아이텀을 적극 발굴해 10년 후에는 글로벌 톱이 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할 때다. 필자는 그 중 하나가 ‘자율비행 온디바이스 AI 기술’이라 본다. 이를 위해선 자율비행과 연동된 동력원 제어, 지속적인 AI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지능형 항전시스템, 자율비행 보조시스템 등 ICT 융합 원천기술들이 병행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기술 경쟁력은 오랜 축적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기술 선도를 위한 축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분야 중 하나가 자율화 기술이라 생각한다. 세계 1등 기술인 반도체, 이동통신 등을 위한 HW, SW 축적의 시간 위에서 또 다른 성과를 창출하게 될 것이다. 기존 항공 산업에서 우위를 점한 국가가 UAM 기체에 있어서는 우리보다 한 발 앞설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에서 테슬라를 생각하면 AI, 통신 등 ICT 기술에 의한 글로벌 톱의 기회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이뤄내는 UAM은 다른 나라들과 어떤 점에서 차별화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자. 무엇보다 우리가 잘 하는 ICT, 그리고 대한민국의 위상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5G·6G 통신이 가능한 하늘 길, 지상통신, 상공통신과 함께 항시 연결성을 제공할 다중 통신, 긴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AI 기반의 자율항법 등 ICT 기술을 UAM과 융합해 나아가는 것은 우리의 역량을 가장 극대화하는 방법일 것이다. 특히 자율화를 위한 ICT 융합 기술은 드론, UAM은 물론이고 무인 선박, 무인 잠수정 등 다양한 무인이동체에 확장 적용이 가능하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가가 반드시 확보해야 할 기술이다.

임채덕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에어모빌리티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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