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9월 금리인하?, 일본 금리인상?…속타는 투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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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건물의 외관.[AdobeStock]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일본의 일본은행(BOJ), 영국의 잉글랜드은행(BOE)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이번 주 통화정책 회의를 개최하면서 이들의 결정에 세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연준 회의에선 금리 동결이 예상되지만 오는 9월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얼마나 얘기할지가 주목된다. 일본은행 회의에선 양적 긴축은 대체로 예상되는 부분이므로 기준금리를 올릴지 여부가 관건이다.

연준과 일본은행은 모두 30일과 31일 이틀간 통화정책 결정 회의를 갖는다. 일정은 같은 날이지만 일본과 미국 동부의 시차가 13시간 나기 때문에 일본의 결과가 먼저 나온다.

연준은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면서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에 가까워졌다고 인정함으로써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전까지 연준은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 언급하기를 꺼렸지만, 명목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에 가까워지고 고용과 주택, 기타 지표들이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임을 보여주면서 금리인하를 강하게 시사하는 발언이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 2022년 전년 대비 7.1%까지 올랐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올해 5월에 2.6%로 낮아졌고, 6월에는 2.5%로 더 둔화했다. 3월 이후 PCE 물가지수의 전월 대비 변동률은 연율로 환산했을 때 1.5% 상승에 그쳤다. 연준 목표치보다 0.5% 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은 연 2.3%로 목표치인 2%에 근접해 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의장 출신인 짐 불라드 퍼듀대학교 경영대학원장은 “목표치에서 0.5%포인트 차로 접근했다면 그리 멀지 않았다”면서 “아직도 물가가 높은 수준이라면 물론 높은 게 맞다. 하지만 예전만큼 높은 건 아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행은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 국채 매입 축소 계획을 발표하며 양적 긴축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기무라 다로 애널리스트는 매월 6조엔(약 54조원) 규모이던 장기 국채 매입 규모를 4조5000억엔(약 40조5000억원) 수준으로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금리 인상도 함께 단행할지 여부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48명의 경제학자 중 14명이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는 이도 없다.

시장에선 일본 물가상승률이 일본은행 예측에 맞게 나오면서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견해와 소비자 지출 회복 신호를 확인하기 위해 더 많은 데이터를 기다릴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다음달 1일에는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도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금리인하 여부를 논의한다. BOE는 16년 만에 최고치인 연 5.25% 기준금리를 1년째 동결 중인데 이번에는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물가 압력 등을 감안할 때 단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싱가포르 메이뱅크 증권사의 웡콕훙 기관거래팀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번 주를 흥미롭게, 그리고 아마도 더 피곤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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