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로고. [AFP]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맥도날드를 비롯한 미국 외식기업들이 매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식에 지갑을 열지 않는 미국인이 늘면서 일부 업체는 신규 매장 수를 줄이거나 저가 위주로 메뉴를 구성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맥도날드의 올해 2분기 매출은 가격 인상 등의 여파로 2020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이날 실적 발표에서 맥도날드는 2분기 글로벌 동일매장매출(SSS)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 감소했다고 밝혔다.
해외 점포들도 직영 매장이나 로열티 수취 매장 모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 가량 줄었다. 맥도날드는 팔레스타인 전쟁 발발 이후 중동 지역 매장 매출에 타격을 입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WSJ는 “전문가들은 맥도날드가 최소 13개월 동안 매출이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며 “맥도날드는 또한 중동 분쟁 여파와 프랑스 실적 부진으로 매출 감소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맥도날드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전망이 악화하고 있다. 도미노피자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향후 신규 매장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레스토랑 업체 치폴레멕시칸그릴도 최근 매출 성장세가 하락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외식업계 부진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내 레스토랑 산업 지표인 ‘S&P 500 레스토랑 지수’는 최근 1년간 8.7% 하락했다.
외식업체들의 매출이 떨어진 것은 외식 비용 증가로 소비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6월 외식물가는 전달 대비 0.4% 상승해 전체 식품 물가(0.2%)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WSJ은 “식당에서 식사하는 것보다 집에서 먹는 것이 저렴해졌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식사하는 것을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 저가 메뉴로 탈출구를 찾고 있는 기업도 생겼다. 맥도날드는 저소득층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지난 6월 말 5달러짜리 햄버거 세트를 출시했다. 당초 한 달 동안 판매될 예정이었던 해당 상품은 미국 내 90%에 달하는 매장에서 8월까지 판매를 지속할 예정이다.
크리스 켐프진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저소득층 소비자들은 지난해부터 (맥도날드) 방문을 줄이기 시작했지만 미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 전반에 걸쳐 둔화세가 심화되고 확대됐다”며 “회사는 고객들을 위해 좋은 가치를 제공하고 저렴한 상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