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 뒤 ‘세균 득시글’ 센강…철인 3종 경기 결국 연기

트라이애슬론 연맹, “경기 열기에 수질 부적절”

파리 시민들이 센강에 뛰어들어 수영을 하고 있다. 2024.7.17 파리=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선수들이 센강에 뛰어들어 헤엄쳐야 하는 파리 올림픽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가 강의 수질이 나빠지며 연기됐다.

30일(이하 한국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당초 이날 예정됐던 남자 철인 3종 경기를 31일 오후 5시 45분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과 IOC, 파리시 등 유관기관의 대표자들이 모여서 센강의 수질 테스트 결과와 경기 개최 여부에 관해 토론한 결과 남자부 철인 3종 경기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은 성명을 통해 “연맹과 파리 올림픽 조직위의 선수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면서 “센강 수질 검사를 해보니 수질이 경기를 열기에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2024 파리 올림픽을 9일 앞둔 17일(현지시간),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 프랑스 파리 4구 인근 센강에서 수영을 하기 위해 입수하고 있다. 안 이달고 시장은 당초 지난달 23일 센강에 뛰어들 예정이었으나 수질 문제와 빠른 유속 때문에 일정을 연기했다. 이번 올림픽·패럴림픽 기간 센강 알렉상드르 3세 다리와 알마 다리 구간에서 철인 3종 수영 경기와 ‘수영 마라톤’으로 불리는 오픈 워터 스위밍이 열린다. 하지만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된 대장균 및 장구균 등의 문제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최근 센강 4개 지점에서 채취한 샘플에서 대장균과 장구균 농도가 세계수영연맹의 수영 가능 기준에 적합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2024.7.17 파리=이상섭 기자

개회식이 열렸던 지난 26일과 이튿날 사이 파리에 내린 비로 폐수가 센강으로 유입되며 수질이 악화된 상태다. 비가 그치면서 강물의 상태는 개선되고 있으나 철인 3종 대회의 수영 구간의 일부 수질(세균 농도)은 여전히 허용 가능치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철인 3종 경기와 마라톤 수영 경기(오픈워터 스위밍)가 센강에서 펼쳐진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대회 전부터 깨끗하지 않은 물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펼쳐도 되느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강물 속 대장균, 장구균 등 질병을 유발하는 세균이 자칫 참가선수들이 건강을 해칠 수 있어서다.

이에 파리 당국은 센강의 수질을 개선하고자 14억 유로(약 2조 1000억원)을 투입했고 파리 시장과 대회 조직위원장은 직접 수영복을 입고 센강에서 수영하는 장면도 연출했다.

센강의 수질 이슈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철인 3종을 구성 경기 중에 수영을 제외한 달리기, 사이클 등만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제는 기상정보상 오는 31일과 8월 1일에도 파리에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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