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영웅 차일혁 경무관 66주기 다례재 봉행

[헤럴드경제(구례)=박대성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19교구 본사 지리산 화엄사(주지 덕문스님)는 고 차일혁(1920-1958) 경무관의 제66주기 추모 다례재를 열었다.

29일 각황전과 추모비에서 열린 다례재는 대종 5타로 시작해 개식, 헌다의례, 순국선열을 위한 묵념, 행장 소개, 헌향, 헌화 순으로 봉행됐다.

66주기 추모행사에는 우석 부주지스님, 박정보 전남지방경찰청장, 장길선 구례군의회 의장, 유토연 구례경찰서장, 국승인 순천경찰서장 등을 비롯해 차일혁 경무관 기념사업회선양회 차소영 회장, 전남재향경우회 최철웅 회장, 구례 칠의대대 윤병훈 대대장 등이 참석했다.

덕문 주지스님의 봉행사를 대독한 우석 부주지스님은 "우리 민족에게 일제 식민통치와 분단의 고통은 아직도 깊은 상처로 남아 이를 치유하기 위한 자비의 손길이 필요하다"면서 "고인의 유지를 후손들에게 영원히 전승하기 위해 조계종단과 호남지역 본사들이 화엄사 경내에 공덕비를 조성함으로써 민족문화유산 보전의 중요성을 더 많은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서이다"고 강조했다.

차일혁경무관기념사업회선양회 차소영 회장은 추념사에서 "화엄사를 지켜 준 차일혁 경무관은 제 할아버지이시기 전에 조국을 사랑하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웅이라고 생각한다"며 "차일혁 경무관과 같이 알려주신 분들도 있지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무명의 호국영령들이 계셨기에 지금의 우리나라가 있고 화엄사도 있는 것으로 그 분들의 은혜를 평생 잊지 않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본받으며 살겠다"고 강조했다.

화엄사 측이 차일혁 경무관(전투경찰 대대장)을 높이 평가하는 대목은 빨치산 토벌 작전 중에 상부로부터 화엄사를 불태우라는 명령을 받고도 "천년고찰을 불 태워 버릴 수 없다"며 완강하게 버티다 고심 끝에 부하들을 시켜 화엄사 문짝들만 떼어 내 불태워 국가문화유산을 지켜 낸 일화는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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