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 日장검에 숨진 은평구 40대…9살·4살 두 아들 아빠였다

사건 현장 CCTV. [YTN 보도화면]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지난 29일 밤 서울 은평구에서 벌어진 일본도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두 아이의 아버지였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11시 24분께 서울 은평구의 모 아파트 정문. A(43) 씨는 같은 아파트 주민 백모(37)씨가 휘두른 일본도(日本刀)에 베여 목숨을 잃었다. 칼날 길이만 80㎝에 달하고 전체 길이는 120㎝에 이르는 장검이었다.

9살과 4살 아들로부터 아버지를 앗아간 백 씨는 원한 관계도 아니었다. 당시 밖으로 담배를 피우러 나왔던 A씨와 잠시 잠깐 마주친 사이였다. 급작스레 들어온 일본도에 공격을 받은 A씨는 이마, 복부, 팔 부위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백 씨는 사건 발생 1시간여 뒤 자택에서 긴급 체포됐다. 경찰 조사결과 백 씨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경찰 조사 과정에서 따로 복용 중인 약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으로부터 지난 1월 도검 소지 승인을 받아 일본도를 소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들에 따르면, 대기업 직장인이었던 백 씨는 최근 회사를 불미스럽게 퇴사한 뒤 수차례 기행을 벌여왔다. 혼자 소리를 지르거나 욕을 하는 모습이 목격됐고, 놀이터에 일본도를 들고 나와 아이들에게 ‘칼싸움을 하자’며 접근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백씨는 최근 아파트 시설에서도 고성을 지르거나 큰 소리로 욕을 해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A씨의 참변까지는 막을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한 뒤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오는 31일 A씨에 대한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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