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도 AI?…커지는 투자 고민

국내외 증시의 열기가 미국 빅테크 중심에서 미 대선 관련주로 옮겨붙는 양상 속 8월 매매 전략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종목 쏠림 비중 조정을 제안하면서 대선 수혜 종목에 눈길을 돌리라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동시에 빅테크 주가는 일시적 숨고르기라 평가하며 그간 소외됐던 AI(인공지능) 관련주로 눈을 넓혀야 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매그니피센트7’(7개 빅테크·M7) 가운데 현지시간 기준 마이크로소프트(30일), 메타플랫폼스(31일), 애플·아마존(8월1일), 엔비디아(8월15일)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M7 2분기 실적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감은 낮은 분위기다.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로 인해 시장의 눈높이가 올라간 기저효과 때문이다. 실제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 기업 비율(47.4%)은 2022년 2분기(40.6%) 이후 가장 높았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빅테크 실적에 대한 기대치는 높고 ‘AI 코어’(하드웨어·인프라) 주도주의 주가 모멘텀은 다소 약해졌다”며 “강한 실적 서프라이즈가 아닌 이상, 이번 실적 시즌은 주가 하단을 지지 해주는 역할에 그칠 수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실적 장세가 미 대선 흐름에 제한받는 모습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사 TSMC는 올 2분기 순이익이 전년대비 36% 오르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 발언 여파로 주가는 되레 떨어졌다. 트럼프 후보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지원 정책을 비난하며 TSMC를 대표적 수혜 기업 중 하나로 지목하면서다. TSMC 주가는 트럼프가 발언한 16일부터 4거래일 동안 11% 감소했다. 예상치를 넘어선 실적을 올린 네덜란드 반도체기업 AMSL도 이 기간 15.17%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미 대선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바이오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바이오 기업들과 거래 제한을 골자로 한 미국 생물보안법이 하반기 통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생물보안법은 미국 민주당, 공화당이 함께 발의한 법안인데다 친(親) 트럼프 성향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연내 통과를 공언했다. 이에 바이오시밀러 비중이 높은 국내·헬스케어 업종을 주목하라는 조언도 제기된다. 특히 리스크가 낮고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보유한 위탁개발생산(CDMO)기업 중심 수혜를 예상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대감에 지난주 주가가 7.9% 올랐다.

AI 관련주의 추가 랠리 전망 역시 여전히 유효한 상태다. AI에 쏟은 투자가 결과(이익)으로 이어지는 시점이 주가의 변곡점으로 지목된다. 다만, 최근처럼 AI주에 대한 과열론이 가시화된 상황에서는 그간 소외됐던 AI 관련주로 관점을 넓혀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황병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데이터 정제 종목인 데이터독을 추천하며 “빅데이터 정제 관련 종목이 엔비디아 대안 종목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6월 엔비디아 주도 조정 국면에서 반등하며 엔비디아와 확연한 역의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실적 부진이 주가에 선반영돼 투자 매력 높은데다 금리 인하 시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서는 내달 12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편입 종목이 기대주로 꼽힌다. 증권가가 예상하는 편입 예정 종목은 LS 일렉트릭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LS 일렉트릭은 경우 지수 편입 시 약 960억원 자금 유입이 전망된다. 반면 편출될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SK아이테크놀로지, 오리온, 에코프로머티가 거론된다.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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