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병원들이 지난 22일부터 전공의 모집을 진행하고 있지만, 빅5 병원조차 지원자가 없어 전공의 채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29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 노동조합이 ‘전공의를 활용한 병원 운영은 더 이상 존재하기 힘들 것’이라고 적은 인쇄물이 붙어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오는 9월 수련을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31일 마감되는 가운데 정부의 ‘수련 특례’에도 불구하고 최종 지원자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인턴과 레지던트를 모집하는 126개 의료기관은 이날 오후 5시 지원서 접수를 마감한다.
이들 기관이 모집하는 전공의 숫자는 총 7645명으로, 유형별로는 인턴 2525명, 1년차 레지던트 1446명, 상급년차(2∼4년차) 레지던트 3674명이다.
정부는 지난 8일 복귀 여부와 상관없이 전체 전공의를 대상으로 행정 처분을 철회하면서, 복귀한 전공의와 사직 후 하반기 모집에 재응시하는 전공의에게는 수련 특례를 주겠다고 밝혔다.
동일연차·과목 지원제한 지침을 풀고 추가 전문의 시험을 치르게 해 주는 등 최대한 수련을 마치게끔 한다는 것이다.
다만 특례는 9월 수련에 재응시한 전공의에 한정되며, 9월에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는 적용받지 못한다. 그러나 실제 지원 인원은 극히 적은 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중앙의료원·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 등 서울의 ‘빅5’ 병원 전공의 모집 인원은 인턴 777명, 레지던트 2087명 등 총 2864명이지만, 모집 전날인 30일까지 하반기 지원 전공의는 거의 없었다.
빅5 병원 관계자는 “따로 지원서가 접수된 건 없다”라며 “지원자가 0명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외 병원도 상황은 비슷했다.
서울의 한 전공의는 “전문의를 딸 생각이 있지만 9월에는 지원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지금은 굳이 전문의 자격을 취득할 이유가 없다고 보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하면서 기다려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 또한 하반기 모집을 통해 복귀하려는 전공의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정부는 의료 현장과 수련 과정을 조속히 정상화하기 위해 수련 특례를 적용할 예정이지만, 아직 지원 인원은 많지 않은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의료계 안팎에서는 막판까지 눈치를 보는 소수를 제외하면 모집 결과는 현재 현황에서 크게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가 떠난 의료 현장의 공백을 고려해 상급종합병원의 ‘전문의 중심 구조 전환’ 등 의료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조 장관은 “정부는 과도한 전공의 의존을 줄일 수 있도록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과 같은 실효적이고 근본적인 개혁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며 “8월 말까지 개혁과제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법령 개정안과 재정투자 계획과 함께 발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