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이젠 100달러도 위태…지금이 ‘줍줍’ 기회?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인공지능(AI) 칩 선두주자 엔비디아 주가가 30일(현지시간) 7% 급락하며 100달러 초반대로 마감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빅테크(대형 기술기업)가 AI 투자를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따라다니는데다 애플이 엔비디아가 아닌 경쟁사 구글의 AI 칩을 사용한 점이 주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7.04% 하락한 103.73달러(14만3614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 23일(103.79달러) 이후 두 달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제 100달러선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3조 달러를 넘어섰던 시가총액은 2조5510억달러까지 줄었다.

이날 하락은 빅테크 등 기업이 AI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할 것인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함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24일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실적 발표를 한 가운데 빅테크 중에서는 이날 마이크로소프트(MS), 31일에는 메타, 내달 1일에는 애플이 실적을 발표한다. 월스트리트는 빅테크가 AI 투자를 확대하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 지출 대비 수익 창출이 가능하냐는 의문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AP]

앞서 알파벳은 지난 2분기 생성형 AI 서비스 지원에 필요한 인프라 투자를 포함하는 자본 지출이 132억 달러로 월가 전망치 122억 달러를 초과했다. 이에 AI에 대한 자본지출이 향후 AI가 창출할 매출에 비해 너무 높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호실적 발표에도 주가는 다음날 5% 떨어졌다. 여파로 엔비디아 주가도 7% 가까이 급락했다. 빅테크가 AI 지출을 줄이면 엔비디아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더불어 애플이 자사의 AI 모델 학습에 엔비디아의 칩이 아닌 구글 칩을 사용했다는 점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전날 공개한 논문에서 자체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반이 되는 AI 모델을 "클라우드 TPU 클러스터"에서 학습시켰다고 밝혔다. TPU(Tensor Processing Unit·텐서 프로세서 유닛)는 구글이 AI 구동을 위해 자체 설계한 '커스텀 칩'(custom chip·기계 학습과 추론을 위해 특화된 칩)이다. 엔비디아가 AI 칩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엔비디아가 아닌 구글 AI 칩을 이용해 AI 모델을 학습시켰다는 것이다. 이에 "빅테크 기업들이 최첨단 AI 훈련과 관련해 엔비디아의 대안을 찾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이 나왔다.

다른 반도체 종목도 줄줄이 하락했다. 퀄컴과 브로드컴 주가도 각각 6.55%와 4.46% 내렸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3.42%와 4.91% 약세로 마감했다.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전날보다 3.88%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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