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상’ 트럼프, ‘호감’ 해리스…지지층 확보에 엇갈린 성적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선거운동 행사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겸 2024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연설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올해 미국 대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지층을 확보하는 데서 엇갈린 성적을 올리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한 인종주의적 발언으로 흑인 유권자들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위기에 처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전미자동차노조(UAW)와 실리콘밸리의 투자자들로부터 연이은 지지를 받는 상황이다.

31일(현지시간) CNBC 등 미 언론들은 UAW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공식적인 지지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숀 페인 UAW 회장은 성명에서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누르고 해리스 부통령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우리 노조가 내세우는 모든 것에 반대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다시 공직에 앉힐지,기업의 탐욕과의 전쟁에서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할 해리스 부통령을 선출할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미자동차노조(UAW). [AP]

UAW가 지지 대열에 전격 합류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이 핵심 경합주인 미시간주에서 승기를 잡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기반을 둔 UAW는 약 37만명의 현역 조합원과 58만명의 퇴직 조합원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UAW의 지지를 받은 바이든 대통령은 미시간주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바 있다.

같은 날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투자자 등 200여 명도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민주당의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링크드인 공동창업자 겸 투자자인 리드 호프먼을 비롯한 200여 명은 공동 성명을 내고 “우리는 2024년 선거에서 카멀라 해리스에게 투표할 것을 서약하는 VC 투자자와 창업자 및 기술 리더들”이라고 밝혔다.

링크드인 공동창업자 겸 투자자인 리드 호프먼. [AP]

명단에는 호프먼 외에도 오픈AI 등에 투자한 실리콘밸리 대표 VC 코슬라벤처스의 비노드 코슬라 창업자와 미국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였던 가상화폐 투자자 마크 큐번,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투자자 중 한 명인 론 코웨이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민주주의가 미국의 근간이라고 믿는다.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은 (문제를 일으키는) 버그(bug)가 아니라 (제대로 작동하는) 기능(feature)이며 이런 기관이 없다면 우리 산업은 물론 다른 모든 산업도 무너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그 외의 모든 문제는 우리와 대화할 의지가 있는 정치 지도자 및 기관과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일부 기업가와 VC 투자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가운데 대규모의 해리스 부통령 지지가 나오면서 실리콘밸리에서 두 후보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31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의 뉴홀랜드 아레나에서 열린 유세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AFP]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추가적인 지지층 확보는 험로를 걷고 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몇 년간 인종 차별 등 선동적인 발언과 거짓 공격을 조장함으로써 흑인들 사이에서 공분을 일으켰다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미 언론과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한 인종주의 발언을 내놔 논란에 불을 지폈다.

또한 이날 전미흑인언론인협회(NABJ) 초청 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그는 항상 인도계 혈통이라고만 홍보했다. 나는 몇 년 전까지, 그녀가 흑인으로 변신하기 전까지 그녀가 흑인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월에도 자신의 형사 기소와 머그샷이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높인다고 주장해 비난을 샀다. 당시 그는 흑인보수연맹(BCF) 행사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닌 일로 기소 당했다. 선거 방해라는 이유로 두 번, 세 번, 네 번째 기소 당했다”면서 편견의 피해자였던 흑인들이 기소 당한 자신을 차별의 피해자로 보고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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