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불가능” 티메프 직원들 연쇄 이탈…고용부 민원도

지난 31일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가 비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벼리·박병국 기자] “내부에서도 회생 불가능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입니다. 떠나는 직원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고요.”

티몬과 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큐텐그룹 전반의 유동성 위기로 퍼지는 가운데 직원의 퇴사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되지 않은 모회사 큐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30일 큐텐에서 퇴사한 A씨는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가 터졌을 때는 ‘큐텐이니까 괜찮겠지’라는 분위기였지만, 뚜렷한 비전이 보이지 않아 다들 퇴사를 서두르는 분위기”라며 “경영진이 ‘화이팅하자’면서 수습하려고 하지만, 이미 회생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직원 위주로 떠나고 있다”고 전했다.

위메프도 지난 31일 MD(상품기획자)를 비롯한 직원들에게 일괄적으로 권고사직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과 위메프는 퇴사한 직원들에게 퇴직금조차 주지 못하는 상태다. 두 회사는 퇴직연금에도 가입이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적으로 퇴직금 제도를 운영하는 것으로 추측되지만, 유동성이 부족한 현 상황에서 이마저도 남아있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최근 위메프에서 퇴사한 B씨는 “퇴직금도 못 받게 된 마당에 실업급여라도 받으려고 다들 권고사직을 수용해 퇴사했다”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용노동부에 임금과 퇴직금을 받을 방법을 문의하는 티몬·위메프 퇴사자도 늘고 있다. 고용부 강남지청 관계자는 “티몬·위메프 직원 면담을 두 번 정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아직 정식으로 접수된 민원은 없다”면서도 “법적으로 퇴직금을 줘야 하는 기한이 14일이니 그 이후로 접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만약 회사가 퇴직금을 주지 못할 경우 근로복지공단에서 대위변제할 수 있지만, 금액의 일부만 지급된다.

티메프 이탈 직원이 인력시장에 뛰어들면서 유통사들의 경력 채용도 붐비고 있다. 한 헤드헌터 업체 관계자는 “한 유통사에서 지난달 초 뷰티 MD 채용 공고를 냈는데 티메프 사태가 터진 이후 두 회사에서 퇴직한 MD들의 문의가 확 늘었다”고 전했다.

티몬과 위메프 입점업체 직원들도 걱정은 마찬가지다.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회사가 파산하게 된다면 직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티몬과 위메프 등 큐텐그룹에 입점한 업체는 6만여 곳에 달한다. 대부분 중소업체다. 한 입점사 대표는 “언제든 파산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직원들 퇴직금은 사재를 털어서라도 마련하려 한다”고 토로했다.

지난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 문이 잠겨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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