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압구정로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 [롯데백화점 제공]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바샤커피는 원두 하나로 서로 다른 세잔의 커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우선 본연의 맛을 느끼고, 상티이 크림을 넣으면 라떼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커피가 식으면서 신맛이 올라올 때 바닐라빈을 갈아 넣어 먹으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난 31일 찾은 강남구 압구정로. 샤넬, 까르띠에 등 명품 매장이 줄지어 선 거리 건너편에 쨍한 주황색 간판을 단 2층짜리 ‘커피계의 에르메스’라고 불리는 카페가 들어섰다.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나 볼 수 있던 모로코 커피 브랜드 ‘바샤커피(Bacha Coffee)’의 국내 1호 매장이다. 동북아시아 1호 매장이기도 하다.
바샤커피는 1910년 모로코 마라케시에 있던 궁전 ‘다르 엘 바샤(Dar el Bacha)’의 커피룸(방)에서 시작됐다. 당시 정치·문화계 주요 인사들은 이 방에 삼삼오오 모여 커피를 마셨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다르 엘 바샤는 폐쇄됐다가 최근 박물관으로 복원됐다. 커피룸은 ‘바샤커피’로 재탄생했다. 바샤커피는 모로코를 시작으로 현재 아시아, 중동, 유럽 등에서 200여 종의 100% 아라비카 원두를 판매하고 있다.
이번에 국내에 바샤커피 매장을 들여온 건 롯데백화점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9월 ‘바샤커피’의 국내 프랜차이즈·유통권 단독 계약을 맺었다. 올해 4월에는 롯데백화점몰에 전용 브랜드관을 열고 온라인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김민아 롯데백화점 콘텐츠부문 바샤팀장은 바샤커피를 국내에 유통하게 된 배경에 대해 “백화점은 모든 상품이 선물이 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특성을 충족하면서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았고, 바샤커피가 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1층 ‘커피 부티크’에 들어서자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기존 매장들과 같이 다르 엘 바샤의 커피룸을 본딴 인테리어를 적용해 외국에 있는 듯한 인상을 줬다. 바샤커피와 마리케시를 상징하는 주황색과 금색을 활용한 장식이 내부를 가득 채웠다. 대리석 바닥은 검은색과 하얀색을 조화롭게 배치해 바샤커피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1층 내부 모습. [롯데백화점 제공] |
바샤커피 특유의 원두 보관함인 ‘틴 케이스’가 놓인 진열장 앞에서 전문 커피 마스터들이 주문을 받고 있었다. 커피 마스터는 싱글 오리진, 파인 블렌디드, 파인 플레이버, 디카페인 등 다양한 커피들을 비롯해 원산지, 맛과 향 등에 따라 200가지 이상의 100% 아라비카 원두 중 취향에 맞는 커피를 골라준다. 원하는 추출 방식에 맞춰 현장에서 다양한 굵기로 원두를 갈아주는 것도 특징이다.
커피 부티크 한가운데에는 케냐, 코스티라키, 쿠바, 인도, 콜롬비아 등 여러 국적의 커피 원두가 주황색 상자에 포장돼 쌓여 있었다. 다른 한켠에는 다양한 황금색 커피 주전자(골드팟)가 진열돼 있었다. 바샤커피 특유의 기술로 만든 골든팟은 커피의 온기를 오래 보전한다.
매장에서 직접 만든 커피와 빵류 등 일부 메뉴를 간편하게 포장할 수 있는 수 있는 ‘테이크어웨이(Takeaway)’ 코너도 있다. 테이크어웨이 커피를 구매하면 바샤커피를 상징하는 디자인의 접시에 시그니처 디저트 ‘상티이 크림’과 ‘크리스탈 슈거스틱(설탕 막대)’이 함께 제공된다.
2층 ‘커피룸’에 올라가니 또다른 분위기의 공간이 펼쳐졌다. 전체적으로 푸른색 인테리어에 총 50석의 식탁이 놓여있었다. 커피룸에서는 총 200여 가지의 아라비카 원두커피뿐만 아니라 디저트부터 브런치, 메인 요리, 와인, 논알코올 목테일 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한다. 커피를 주문하면 종업원이 골드팟에 커피를 담아 준비해주는 것도 특징이다. ‘고메 크루아상’과 ‘모로칸 케프타 미트볼’, ‘마라케시 치킨 샐러드’, ‘크러스티 연어’ 등 해외 매장에서 판매하는 메뉴들도 그대로 맛볼 수 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개발한 ‘버터 전복 리조토’도 한정 판매한다.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저녁 9시까지 운영한다. 오후 3시부터 4시 30분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다. 커피와 빵류만 주문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청담 바샤커피 매장을 시작으로 올해와 내년 초 각각 본점과 잠실점에도 매장을 열 예정이다. 플래그십 스토어에 있는 커피룸 형식의 출점을 위해서는 적절한 장소를 모색 중이다. 더 나아가 B2C(소비재)부터 B2B(기업 간 거래)까지 바샤커피의 온·오프라인 판매채널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주현 롯데백화점 콘텐츠부문장은 “인테리어부터 메뉴, 서비스까지 ‘바샤커피’의 프리미엄 가치를 모로코 등의 해외 매장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며 “앞으로도 국내 판매 채널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더욱 많은 고객이 ‘바샤커피’의 프리미엄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2층 내부 모습, [롯데백화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