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직관 ‘국룰’ 맥주, 파리에선 꿈도 못꾸는 이유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한국과 헝가리의 경기에서 한국 관중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올림픽의 명승부를 경기장에서 응원하며 시원한 맥주 한 잔, 이번 올림픽에선 기대할 수 없는 장면이다.

31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은 알코올 음료를 판매하지 않는 파리 올림픽 경기장 표정을 전했다. 스포츠 관람과 맥주를 떼려야 뗄 수 없는 하나의 생활로 간주하는 미국인들에겐 곤혹스러운 일이라고 이 보도는 전했다.

파리 올림픽의 모든 경기장에서는 무알콜 맥주와 청량음료만 판매한다. 일반 입장권을 산 관중들은 맥주를 비롯한 알콜 음료를 경기 관람 후에 경기장 밖 바에서 마실 수 있다.

이는 대규모 행사에서 알코올 음료와 담배 판매를 제한하는 프랑스의 일명 ‘에빈법(Evin’s Law)’ 때문이다. 다만 이 법에는 지방자치단체나 스포츠 단체 등 대회 주최자당 연간 10개의 경기에 한해서는 주류 판매 금지 조항의 적용을 면제하는 조항도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지만 일부 관람객들이 이 법을 유독 지탄(?)하는 이유는 ‘일반석’ 관중에게만 주류 판매를 금지해서다.

VIP 구역에서 경기를 보는 관중들은 알코올 반입과 섭취가 일부 허용된다. 통상 VIP석은 간단한 음식과 주류 제공이 포함돼 판매되기 때문에 에빈법이 아닌 별도의 법률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같은 올림픽 경기장에서도 VIP석 관람객들은 경기장에서 맥주, 와인을 즐기고 일반석 관중들은 바라만 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당초 올림픽 전부터 대회 기간 만큼은 에빈법 적용을 예외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다. 하지만 법률 개정이나 특별법 제정이 필요한 사항이라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적극적으로 검토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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