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리스가 흑인이냐 인도계냐”…발언 논란

31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전미흑인언론인협회(NABJ) 초청 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해 인종주의 발언을 내놓아 논란에 불을 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전미흑인언론인협회(NABJ) 초청 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그녀는 항상 인도계 혈통이라고만 홍보했다. 나는 몇 년 전까지, 그녀가 흑인으로 변신하기 전까지 그녀가 흑인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그녀는 흑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어 한다”면서 “그녀가 인도계냐 흑인이냐, 나는 모르겠다”고도 했다.

그는 또 “나는 양쪽 모두 존중하지만, 그녀는 명백히 아니다. 그녀는 항상 인도계였고, 갑자기 흑인으로 돌아섰다”며 “누군가 이 문제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초청을 놓고 협회 소속 일부 언론인들이 강하게 반발해 토론 시작 전부터 소동이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행사장에 들어서자마자 압박 질문에 나선 ABC 뉴스의 레이철 스콧 기자에게 막말 공격을 퍼부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러라고 자택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과 식사한 사실 등을 거론하는 기자에게 “인사 한마디 없이 처음부터 이렇게 끔찍한 질문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당신이 ABC 출신이냐. 끔찍한 가짜뉴스 방송”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좋은 의도로 나왔는데 아주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아주 무례한 소개”라며 반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토론 와중에도 “이 여성에게 아주 무례하게 대우받았다”며 “아주 무례한 질문이며, 심지어 질문도 아니다. 그녀는 성명을 읽었다”고 규탄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토론에서도 국경 문제, 인플레이션, 의회 폭동사태 등을 놓고 특유의 ‘거짓 주장’과 막말을 거듭했다.

그는 “취임 첫날 (멕시코와 맞닿은 남부) 국경을 폐쇄할 것”이라며 국경을 통해 남미의 범죄자들과 정신병자들이 미국으로 불법적으로 넘어오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국가기밀문건 유출 및 불법보관 혐의에 대한 형사기소와 관련해선 “바이든도 동일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지만, 그가 재판을 받을 능력이 안 돼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면서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대통령이다. 그들은 그가 기억력이 전혀 없다고 했다”고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하며 편파수사를 은근히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물러나겠느냐는 질문엔 “물론”이라며 “한 단계 더 나아가 누구든 대통령 후보로 나서는 사람은 인지력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미 두 번이나 받았고 우수하게 통과했지만 또 받을 것이며, 해리스에게도 인지력 검사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알지 모르겠는데, 그녀는 변호사 시험에 떨어졌으며 인지력 시험도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면서 “사실 전달 차원에서, 그녀는 변호사 시험에 떨어졌었다”는 인신공격을 이어갔다.

이밖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은 임신 9개월에도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고도 했고, 1·6 의회 폭동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폭도들에 대해서도 “만약 그들이 결백하다면 물론 그들을 사면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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