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에 장외시장도 희비 엇갈려…컬리·오아시스 웃고 야놀자 울고 [투자360]

[망고보드]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이른바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티메프 사태) 여파에 장외시장 기업들 주가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의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컬리·오아시스 등은 반등세를 보였다. 반면, 티메프의 모회사인 큐텐에 기업 매각 자금이 물린 야놀자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을 먼저 매수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인 서울거래소 비상장에 따르면,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의 주가들은 최근 7거래일 간 상승 추세를 보였다. 1일 기준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의 주가는 1만3300원으로 지난달 23일(1만2600원)에 비해 5.6% 올랐다. 같은 기간 컬리와 마찬가지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아시스(오아시스마켓 운영)의 주가는 6.9% 뛰었다. 비상장 주식의 주가는 ‘서울거래 비상장’에서 비상장 주식이 실제 거래되는 가격과 매물의 가격을 기반으로 산정한 가격이다.

최근 이들의 주가가 뛰는 배경에는 티메프가 이커머스 시장이 재편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티메프 사태 발발 직후부터 7월 마지막주 전까지만해도 컬리의 주가는 단 하루(7월 10일·0.78% 상승) 빼고 내리거나 멈춰있었다. 이번 사태 불똥이 다른 이커머스사로 번질 수 있다는 긴장감이 커진 탓이다. 하지만 현재 8%가량을 차지하는 티메프의 점유율을 다른 플랫폼들이 가져갈 것이란 전망이 본격화되자 시장 분위기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티메프가 기업회생(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달 29일 하루에만 오아시스 주가는 6% 넘게 올랐다. 이는 지난 5월 27일(10.69%)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특히 이번 사태로 이커머스사의 재무 건전성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오아시스의 안정적인 내실 성장이 주목받았다는 평가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33억원으로 새벽배송 전문업체로는 유일하게 연간 흑자를 냈다. 다른 이커머스 기업들의 결손금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서 유일하게 이익잉여금 규모를 키워왔다.

발 빠른 투자자들이 장내에 이어 장외시장으로도 수혜주 선점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식시장에선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구도가 더 세질 수 있다는 전망에 관련 수혜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쿠팡과 물류 창고업무 제휴를 맺은 KCTC는 최근 한달 동안 34% 올랐다. 쿠팡 물류 전담 운송사 동방도 지난달 29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은 “티몬, 위메프 등 큐텐 사태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며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기존 24만원에서 24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야놀자는 장외시장에서 된서리를 맞았다. 야놀자는 작년 4월 인터파크커머스 지분 전량을 티몬·위메프 모기업 큐텐에에 매각한 뒤 아직 받지 못한 금액이 약 16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야놀자의 주가는 최근 7거래일 간 6.6% 하락했다. 지난달 초 5만6000원였던 야놀자 주가는 이달 4만8100원까지 내린 상태다. 야놀자가 올해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만큼 미수금으로 인한 재무 건전성 악화가 상장 무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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