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데스 밸리 국립공원에서 경고 표지판이 서 있다. [AFP]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미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이 계속된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50도가 넘는 날씨가 이어졌다. 미국 내에서 더운 곳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주의 데스밸리(Death Valley)는 지난 7월 지구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을 기록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데스밸리의 7월 평균기온은 섭씨 42.5도(화씨 108.5도)로, 전 세계 수천개의 기상 관측소에서 지금까지 기록된 월 평균기온 가운데 가장 높았다.
앞선 최고 기록은 역시 데스밸리에서 2018년 관측된 7월 평균기온인 42.3도였다. 7월 일중 데스밸리의 최고기온은 43.9∼53.9도였다. 7월 4일부터 12일까지 연속 9일 동안은 최고 기온이 51.7도 이상이었다.
극한의 더위가 이어지면서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소에 따르면, 7월 6일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데스밸리를 지나던 운전자가 폭염을 이기지 못하고 사망했다.
18일에는 한 여성이 온열질환을 겪다 구조됐고, 20일에는 맨발로 모래 언덕을 걷다 양발 전체에 화상을 입은 한 남성이 구조됐다.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에 있는 데스밸리는 지구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꼽힌다.
이 지역은 북미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낮은데 주변은 가파른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뜨거운 열기가 분지로 모여든다.
데스밸리에서 7월 7일에 기록된 올해 최고 기온 53.9도는 2021년 7월 9일과 2020년 8월 16일에 기록된 54.4도보다는 약간 낮았다.
54.4도는 지구상에서 기록된 역대 최고 기온이며, 앞서 1913년 7월 10일 데스밸리에서 56.7도가 측정됐다는 기록이 있지만 기후학계에서는 신뢰하지는 않는 데이터다.
미국 서부의 도시 수십 곳도 7월에 역대급 더위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는 7월 평균 기온이 37.7도로 지역 역사상 가장 더운 한 달을 보냈다. 캘리포니아를 넘어 북쪽의 오리건주, 아이다호주, 워싱턴주까지 맹위를 떨쳐 43.3도를 넘는 기온이 관측됐다.
폭염은 8월 초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NYT는 미국 주요 도시 92곳에서 위험수준의 더위가 예상된다며 “극심한 더위로 피해가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